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AP통신은 7일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 제다에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7일 설리번 보좌관이 사우디를 찾아 빈살만 왕세자를 만난 지 한 달 만이다. 블링컨 장관은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8일 사우디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한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수단과 예멘의 분쟁 종식, 이슬람국가(IS) 퇴치,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틀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7월 사우디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을 때도 이 문제를 거론했고, 빈살만 왕세자는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