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거대 소아성애자 네트워크…알고리즘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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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 해시태그 검색도 가능
성 콘텐츠 판매하는 계정과 연결
메타 "끔찍한 범죄…차단하겠다"
성 콘텐츠 판매하는 계정과 연결
메타 "끔찍한 범죄…차단하겠다"
메타플랫폼이 운영하는 사진 중심의 소셜네트워크(SNS) 인스타그램이 아동을 상대로 성욕을 느끼는 소아성애자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탠퍼드대·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 조사에서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의 성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대한 네트워크 계정을 연결하고 이를 홍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범죄자들은 오랜 시간 온라인에서 영업해왔는데 그동안은 불법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해 파일을 전송해주는 식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불법 콘텐츠 파일을 직접 전송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알고리즘이 이를 조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틈새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용자들에게 추천 시스템을 통해 소아성애자들을 연결하고, 콘텐츠 판매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또 인스타그램은 '아동 매춘'이나 '10대 성관계' 등 노골적인 해시태그를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이런 광고성 해시태그를 타고 아동 성 콘텐츠를 판매하려는 계정에 연결되게끔 한 것이다. 이런 계정들은 아이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노골적인 성적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불법 음란물 판매를 제안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음란물을 공개적으로 게시하지 않고 콘텐츠 '메뉴'를 포스팅한다. 메뉴에는 이미지와 영상에 대한 가격이 적혀있다. 연구진은 동물과 성적인 행동을 하는 이미지도 발견했다. 이들 계정은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면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 일련의 행위는 미국 연방법을 어길 뿐 아니라 메타의 자체 규정도 위반한다. 메타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며 "아동 착취는 끔찍한 범죄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또 "지난 2년간 27개의 소아성애자 네트워크를 없앴으며 더 많이 제거해 나갈 것"이라며 "아이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수천 개의 해시태그를 차단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여러 플랫폼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실종 아동을 돕는 한 비영리단체에 따르면 2022년 아동 포르노 관련 신고가 3190만 건 접수됐는데,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돼 있었다. 이는 2년 전보다 47% 급증한 수치다. 이 신고 건수 중 인스타그램은 500만 건이었다.
메타의 최고보안책임자(CSO)을 역임한 알렉스 스타모스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 책임자는 "회사보다 접근이 제한된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이런 점을 발견했다는 건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며 "메타는 조사를 위한 인력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