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격의료 완결판 '드론 의약품 배송'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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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원격의료의 현주소(3)
소라이이나 '드론 약품·생필품 배송' 시작
빌게이츠 투자한 집라인 드론, 악천후도 비행
섬·산 많은 일본 지형적 한계 극복
원격으로 진료받고 앞마당서 약 받는 시대 열린다
소라이이나 '드론 약품·생필품 배송' 시작
빌게이츠 투자한 집라인 드론, 악천후도 비행
섬·산 많은 일본 지형적 한계 극복
원격으로 진료받고 앞마당서 약 받는 시대 열린다
“스리, 투, 원, 발사!”
일본 서쪽 국경 지역 고토열도에서 가장 큰 섬인 후쿠에섬에는 드론 배송 전문 기업 소라이이나가 있다. 소라이이나가 운영하는 드론은 미국 유니콘 기업 집라인(Zipline)이 개발한 제품이다.
집라인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의 자선기부 단체인 벌 머린다 재단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하다. 일본어로 '하늘 참 좋구나'라는 뜻인 소라이이나는 집라인의 첫번째 전략적 파트너다. 집라인의 드론은 바퀴가 없어서 배송지점에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해발 30m 상공에서 배송품을 투하하고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착륙을 반복하지 않는 덕분에 시속 100km로 반경 80km를 운항할 수 있다. 고토열도 전역을 배송할 수 있는 거리다.
비행기나 배가 못 뜨는 악천후에도 운항할 수 있다. 시간당 강우량 50mm, 초속 14m의 강풍까지 견딜 수 있다. 태풍이 고토열도를 직격하는 일주일 정도를 제외하면 1년 내내 배송이 가능하다. 미리 설정된 비행 항로로 드론이 자동으로 오고간다. 바람방향과 강도에 따라 투하시점을 자동으로 계산해 원하는 지점 반경 10m 안에 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금까지 투하성공률은 98%다. 배송을 담당하는 건 충격흡수제가 들어간 가로세로 50cm, 높이 20cm의 종이 박스다. 이 박스에는 작은 낙하산이 달려 있다. 박스에는 최대 1.5kg까지 물건을 넣을 수 있다. 30m 높이에서 떨어뜨린 종이 박스가 멀쩡할까 싶지만 유리병과 달걀도 깨지지 않는다. 의약품 배송이 가능한 이유다. 동시에 4기를 띄워 4kg까지 배송할 수 있다.
드론 배송은 지난해 검증 실험을 거쳐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토열도 주변의 작은 섬들에 흩어져 있는 진료소에 약품을 공급하는 ‘B2B’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상자 1개를 배송하는 비용은 1000엔이다. 실험을 넘어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쓰야마 미쉘 미카 소라이이나 대표는 "비바람에 강한 드론은 기존 물류수단인 비행기와 배에 비해 운반량은 작지만 기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기존 물류수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을 커버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원격의료의 현주소(1~2)에서는 작년부터 초진을 포함해 완전히 자율화한 일본의 원격의료 현장을 살펴봤다. 10년 넘게 제한적인 원격의료를 실시한 노하우가 쌓인 결과 이동식 원격의료라는 형태도 등장했다. 정보기술(IT) 기기에 서툰 산간지역과 낙도의 고령자에 맞춰 원격의료가 진화한 형태였다. 이동식 원격의료를 완결짓는 수단이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배송이다. 드론 약품 배송이 실현되면 일본의 시골이나 도서 지역 주민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를 받는 것은 물론 집 앞마당에서 처방받은 약을 받을 수 있다.
섬이 많은 일본의 지형적인 한계도 해결할 수 있다. 고토열도는 가장 큰 후쿠에섬과 인구 수십∼수천 명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다. 후쿠에섬은 항구와 공항이 있고 면적도 넓어 교통 여건이 괜찮지만 다른 지역은 낚싯배 수준의 작은 배에 통행을 의존하고 있다. 여객선 운항을 늘리거나 다리를 놓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남은 선택지가 드론이었다. 고토열도에서 가장 북쪽의 섬 신카미고토의 마을인 아리카와까지 가려면 배와 차를 갈아타고 2시간30분이 걸린다. 드론을 활용하면 50분 만에 의약품을 나를 수 있다.
나가사키 고토열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일본 서쪽 국경 지역 고토열도에서 가장 큰 섬인 후쿠에섬에는 드론 배송 전문 기업 소라이이나가 있다. 소라이이나가 운영하는 드론은 미국 유니콘 기업 집라인(Zipline)이 개발한 제품이다.
집라인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의 자선기부 단체인 벌 머린다 재단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하다. 일본어로 '하늘 참 좋구나'라는 뜻인 소라이이나는 집라인의 첫번째 전략적 파트너다. 집라인의 드론은 바퀴가 없어서 배송지점에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해발 30m 상공에서 배송품을 투하하고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착륙을 반복하지 않는 덕분에 시속 100km로 반경 80km를 운항할 수 있다. 고토열도 전역을 배송할 수 있는 거리다.
비행기나 배가 못 뜨는 악천후에도 운항할 수 있다. 시간당 강우량 50mm, 초속 14m의 강풍까지 견딜 수 있다. 태풍이 고토열도를 직격하는 일주일 정도를 제외하면 1년 내내 배송이 가능하다. 미리 설정된 비행 항로로 드론이 자동으로 오고간다. 바람방향과 강도에 따라 투하시점을 자동으로 계산해 원하는 지점 반경 10m 안에 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금까지 투하성공률은 98%다. 배송을 담당하는 건 충격흡수제가 들어간 가로세로 50cm, 높이 20cm의 종이 박스다. 이 박스에는 작은 낙하산이 달려 있다. 박스에는 최대 1.5kg까지 물건을 넣을 수 있다. 30m 높이에서 떨어뜨린 종이 박스가 멀쩡할까 싶지만 유리병과 달걀도 깨지지 않는다. 의약품 배송이 가능한 이유다. 동시에 4기를 띄워 4kg까지 배송할 수 있다.
드론 배송은 지난해 검증 실험을 거쳐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토열도 주변의 작은 섬들에 흩어져 있는 진료소에 약품을 공급하는 ‘B2B’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상자 1개를 배송하는 비용은 1000엔이다. 실험을 넘어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쓰야마 미쉘 미카 소라이이나 대표는 "비바람에 강한 드론은 기존 물류수단인 비행기와 배에 비해 운반량은 작지만 기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기존 물류수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을 커버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원격의료의 현주소(1~2)에서는 작년부터 초진을 포함해 완전히 자율화한 일본의 원격의료 현장을 살펴봤다. 10년 넘게 제한적인 원격의료를 실시한 노하우가 쌓인 결과 이동식 원격의료라는 형태도 등장했다. 정보기술(IT) 기기에 서툰 산간지역과 낙도의 고령자에 맞춰 원격의료가 진화한 형태였다. 이동식 원격의료를 완결짓는 수단이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배송이다. 드론 약품 배송이 실현되면 일본의 시골이나 도서 지역 주민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를 받는 것은 물론 집 앞마당에서 처방받은 약을 받을 수 있다.
섬이 많은 일본의 지형적인 한계도 해결할 수 있다. 고토열도는 가장 큰 후쿠에섬과 인구 수십∼수천 명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다. 후쿠에섬은 항구와 공항이 있고 면적도 넓어 교통 여건이 괜찮지만 다른 지역은 낚싯배 수준의 작은 배에 통행을 의존하고 있다. 여객선 운항을 늘리거나 다리를 놓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남은 선택지가 드론이었다. 고토열도에서 가장 북쪽의 섬 신카미고토의 마을인 아리카와까지 가려면 배와 차를 갈아타고 2시간30분이 걸린다. 드론을 활용하면 50분 만에 의약품을 나를 수 있다.
나가사키 고토열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