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계 대부' 레이 달리오 "대형 부채 위기 사이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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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블룸버그 인베스트 컨퍼런스서 비관론 쏟아져
달리오 "대규모 부채 위기의 시작점에 섰다"
물류관리자 지수는 역대 최저치 찍어
달리오 "대규모 부채 위기의 시작점에 섰다"
물류관리자 지수는 역대 최저치 찍어
미국 투자업계 대가들이 암울한 경제 전망을 쏟아냈다.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사진)는 미국 경제가 '때늦은 대규모 부채 위기'에 놓였다고 짚었고, 미국 최대 기관투자가는 올해 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리오 창업자는 이날 뉴욕에서 개최된 블룸버그 인베스트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뒤늦은 대형 부채 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좀체 잡히지 않는 상황을 지적한 발언이다.
달리오 창업자는 "(우리는) 너무 많은 부채를 감당해야 하며, 국채 구매자는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대규모 부채 위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예상만큼 오르지 않더라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고, 정치적 분열을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리오 창업주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75년 브리지워터를 창업했다. 브리지워터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한때 160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며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미국 최대 기관투자가 중 하나인 교직원퇴직 연금기금(TIAA)의 타순다 브라운 더켓 최고경영자(CEO)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더켓 CEO는 "올해 후반부터 내년 1분기까지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통화 긴축 기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더켓 CEO는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미국 국민들이 은퇴자금에 대한 기여금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을 줄이게 되면 미래 소득이 줄어 장기적으로 가계 경제를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5월 물류 관리자 지수(LMI)는 47.3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감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LMI는 미국 내 물류 활동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물류업 확장과 위축을 가른다.
물류 가격과 운송 수요 모두 감소하며 LMI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잭 로저스 콜로라도대 교수는 "지난해 초부터 물류산업이 둔화하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이며 재고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은행 대출 심사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CEO는 이날 "미국 대형 은행의 부실을 방지하려면 자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자기자본 비율을 20%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 위기를 방지하려면 유동성 경색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BofA에 따르면 미국 은행에 대한 자본 비율 규제가 1%포인트 상승하면 대출 규모가 약 1500억달러가량 감소하게 된다.
잇따른 비관론에도 투자처를 찾은 대가들도 나타났다. 던 피츠패트릭 소로스 펀드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현재 공공기관이 담보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권이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은행이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되자 부동산 관련 자산을 대거 경매에 내놓기 시작해서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인공지능(AI)과 엔비디아 투자를 권유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 주식을 2~3년간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채권분석업체 크레딧사이츠의 위니 키사르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연수익률이 8~9%대인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 BBB+이하 회사채)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리오 창업자는 이날 뉴욕에서 개최된 블룸버그 인베스트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뒤늦은 대형 부채 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좀체 잡히지 않는 상황을 지적한 발언이다.
달리오 창업자는 "(우리는) 너무 많은 부채를 감당해야 하며, 국채 구매자는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대규모 부채 위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예상만큼 오르지 않더라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고, 정치적 분열을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리오 창업주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75년 브리지워터를 창업했다. 브리지워터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한때 160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며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미국 최대 기관투자가 중 하나인 교직원퇴직 연금기금(TIAA)의 타순다 브라운 더켓 최고경영자(CEO)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더켓 CEO는 "올해 후반부터 내년 1분기까지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통화 긴축 기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더켓 CEO는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미국 국민들이 은퇴자금에 대한 기여금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을 줄이게 되면 미래 소득이 줄어 장기적으로 가계 경제를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5월 물류 관리자 지수(LMI)는 47.3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감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LMI는 미국 내 물류 활동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물류업 확장과 위축을 가른다.
물류 가격과 운송 수요 모두 감소하며 LMI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잭 로저스 콜로라도대 교수는 "지난해 초부터 물류산업이 둔화하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이며 재고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은행 대출 심사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CEO는 이날 "미국 대형 은행의 부실을 방지하려면 자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자기자본 비율을 20%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 위기를 방지하려면 유동성 경색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BofA에 따르면 미국 은행에 대한 자본 비율 규제가 1%포인트 상승하면 대출 규모가 약 1500억달러가량 감소하게 된다.
잇따른 비관론에도 투자처를 찾은 대가들도 나타났다. 던 피츠패트릭 소로스 펀드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현재 공공기관이 담보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권이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은행이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되자 부동산 관련 자산을 대거 경매에 내놓기 시작해서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인공지능(AI)과 엔비디아 투자를 권유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 주식을 2~3년간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채권분석업체 크레딧사이츠의 위니 키사르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연수익률이 8~9%대인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 BBB+이하 회사채)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