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 사옥.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사옥.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국내 투자자들도 이른바 '해외 직구' 없이도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 관련주에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생성형 AI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도 상장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Amundi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은 다음 달 중 생성형 AI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ETF를 상장시킬 방침입니다. 회사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마쳤고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생성형 AI시장 투자'를 표방한 사실상 첫 ETF입니다. 지난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내놓은 '글로벌AI인공지능 액티브' ETF가 AI 관련한 국내외 유망종목을 담는다면, 이 ETF는 그 가운데서도 해외 생성형 AI에 집중합니다. 생성형 AI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 이용자 요구에 맞는 결과를 생성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AI가 데이터 학습을 통해 대상을 이해하는 데 그쳤다면, 생성형 AI는 학습량을 바탕으로 새 결과물을 창작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출시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금감원과 협의를 끝낸 뒤 이달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성형 AI를 주제로 한 ETF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ETF는 솔랙티브사의 'US tech100 Index'를 비교(참조)지수로 삼습니다. 지수는 100종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될 것이어서 지수 구성종목들에 큰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액티브 ETF란 비교지수를 이기는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을 의미하는데요. 비교지수를 70%만큼 추종하되 남은 30% 범위에서는 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을 넣고 빼며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ETF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을 포함해 20종목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작년 말 출시된 챗GPT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팀은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시장이 연평균 42%씩 성장해 10년 뒤에는 1조3000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로 급팽창될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시장 수요에 부응해 지난달 미국에서 먼저 첫 생성형 AI 테마 ETF가 상장됐는데, 메타버스 ETF로 유명세를 탔던 미 운용사 라운드힐(Roundhill)이 내놓은 'Generative AI' ETF입니다. 누가봐도 챗GPT를 토대로 한 투자상품임을 알 수 있게 티커도 'CHAT'입니다. AI와 생성형 AI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의 비중이 약 70%로 가장 높지만 바이두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도 25%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ETF의 운용자금은 100만달러 미만에서 출시 2주 만에 3500만달러로 급증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지난달 5월 17일 설정 이후 수익률은 11.23%에 달합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생성형 AI에 초점을 맞춰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담아갈 예정"이라며 "아직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상장을 하지 않은 데다 AI 테마 주도주가 짧은 주기로 바뀔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언제든 종목을 새로 담고 뺄 수 있는 액티브 운용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