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언제 오나…석탄 가격 3년 만에 최저치 [원자재 포커스]
中·유럽 수요 감소에 고점 대비 70%↓

석탄 가격이 2021년 7월 이후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입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이 순탄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비해 석탄을 사들였던 유럽 국가들도 다시 천연가스 등 대체재로 돌아섰다.

7일(현지시간) 호주 뉴캐슬의 국제원자재거래소(ICE)에서 석탄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5달러(1.15%) 상승한 t당 1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소폭 반등했지만 최근 한 달간 19.84% 떨어졌다. 최근 일 년 간 하락률은 65.6%에 육박한다. 지난해 9월 5일 고점(t당 457.8달러) 대비로는 70% 떨어졌다.

석탄 가격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뛰어올랐다. 전쟁 전 t당 200달러선이던 가격은 3월 초 420달러대까지 뛰었다. 이후 여름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에너지 위기를 대비해 석탄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더 상승했지만, 세계 최대 석탄 수입국인 중국이 자국 내 석탄 공급과 석탄 수입을 모두 늘리면서 가격은 안정되기 시작했다.
中 리오프닝 언제 오나…석탄 가격 3년 만에 최저치 [원자재 포커스]
그러나 올 들어 석탄 가격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원자재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49.2에서 5월 48.8로 떨어지며 2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뜻한다.



지난해 전쟁으로 반짝 올랐던 EU 국가들의 석탄 수입도 올 들어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던 가스관을 걸어잠그면서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던 유럽 국가들은 겨울을 대비해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 겨울이 따뜻한 덕에 석탄 재고가 남게 됐다는 분석이다.

S&P글로벌은 “최근 (석탄 큰손인) 중국과 인도는 주로 자국 내 생산에 의존하는 반면 유럽 국가들이 1분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세계적으로 석탄이 과잉 공급 상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경기 회복 기대 등으로 호주와 인도네시아, 러시아와 남아프리카 등의 석탄 수출업자들은 여전히 중국에 석탄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석탄 재고가 현재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S&P글로벌은 그러나 올해 여름이 지나면 석탄 재고가 줄면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의 한 석탄 트레이더는 “지금은 공급 과잉 상황으로 무역 흐름이 조정되고 있는 시기”라며 “상황이 정상화되면 가격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