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물품들이 쌓여있다. 사진=뉴스1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물품들이 쌓여있다. 사진=뉴스1
소상공인들이 올해 경기 침체로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 지출액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소상공인 최저임금 지불능력 및 최저임금 정책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소상공인(53.7%)이 노동생산성 대비 최저임금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소상공인이 고용한 근로자의 올해 1~4월 월 평균 인건비는 291.0만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1~4월(260.8만원) 보다 10.4% 증가한 수치다.

반면, 소상공인의 올해 1~4월 월 평균 영업이익은 281.7만원으로 같은 기간 월 평균 인건비(291.0만원) 보다 약 10만원 적었다. 2021년 1~4월 월 평균 영업이익(268.4만원)에서 같은 기간 월 평균 인건비(260.8만원)를 뺀 금액이 7만6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소상공인 3명중 2명(64.5%)은 ‘인하’를, 나머지 1명(33.3%)은 동결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상공인의 58.7%가 신규채용축소, 44.5%가 기존인력 감원, 42.3%가 기존인력의 근로시간 단축 등을 실시해야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상공인의 3명중 1명(33.4%)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고용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최저임금 결정 시 고려해야 할 항목으로 ‘사업주의 생계비’(44.2%)와 ‘경영상태 및 지불능력’(32.5%)을 꼽았다.

또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업종부터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시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업종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57.1%)이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농림어업·숙박음식업 등 업종에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31.6%에 달했다.

소상공인의 영업이익 연평균 상승률은 1.6%에 불과한 데 반해 인건비 상승률은 3.7%에 달했다. 이에 인건비 상승이 소상공인을 ‘나홀로 경영’으로 내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로 최저임금 인상이 얼마나 소상공인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하며 법에 명시한 업종별 구분적용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8일부터 27일까지 업종별·지역별 비례추출 방식으로 전국 소상공인 1000개(전년도 추적조사 100개 포함)를 선정, 방문조사(전년도 추적조사의 경우 전화 조사)로 진행됐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