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한국전력 주가, '찔끔' 오른 전기료에 지지부진…"전문가 5명 중 4명 주가 정체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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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이슈 POLL

전문가 5명 중 4명, 한국전력 주가 정체기 겪을 것으로 전망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 필수적…추가 인상은 '글쎄'

전기 판매할수록 손해 보는 역마진 구조…여름철을 앞둔 데다 내년 총선까지
에너지가격 하락은 호재…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시작할 것으로 예상
[마켓PRO] 한국전력 주가, '찔끔' 오른 전기료에 지지부진…"전문가 5명 중 4명 주가 정체기 예상"
한경 마켓PRO는 44조원이 넘는 적자 누적에 허덕이는 한국전력(한전)과 관련해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지금이라도 주식을 팔아야 할지 물어봤다. 전문가 대부분은 한전 주가가 한동안 정체기를 겪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 4명은 한전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인데, 전력소비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둔 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을 감안했을 때 전기료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전 주가는 향후 정체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 나머지 1명은 올해 국제 에너지가격 하락으로 한전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할 것이라며 주식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지난달 15일 전기요금 킬로와트시(㎾h)당 8원이 인상된 시점부터 이달 8일까지 0.3%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가 전기 요금을 소폭 올렸지만, 전기를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 개선 없이는 한전의 정상화가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전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올해 필요하다고 보는 요금 인상액은 ㎾h당 51.6원이다. 하지만 올 1분기 13.1원, 2분기 8.0원이 올라 여전히 30원 이상 부족하다. 최근 시장에선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와 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3분기 전기료 인상은 동결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전문가 대부분은 한전 주식과 관련해 매수가 아닌 '매도의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기요금 인상 없이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단 이유에서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당분간 전기료 인상은 불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한전의 경우 누적된 대규모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를 고려하면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하다"면서 "수익성 정상화를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추가 요금 인상(최소 30원)이 필요한데, 내년 총선 등을 앞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을 주로 담당하는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전기료 적정 인상액은 올해 ㎾h당 51.6원인데 반해 올 1~2분기 인상 폭은 21.1원에 불과하다"면서 "여기에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여름철 전력 수요가 증가할수록 한전의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이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경DB
시민들이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경DB
한전은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6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 폭이 전분기 영업손실(10조8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조5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일부 나타나 수익성 개선이 시작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요금 인상과 함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한전 주가의 기대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전력도매가격(SMP)이 ㎾h당 150원까지 하락, 선행하는 천연가스 가격은 더욱 크게 내렸다"면서 "내년 에너지 시장 급등락이 없다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 현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 한전 주가는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