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이어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두 나라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금리를 동결했다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자 재인상에 나섰다. ‘동결 후 재인상’ 기조가 확산되며 다음주 미 중앙은행(Fed)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캐나다 금리 22년 만에 최고

호주·캐나다 깜짝 금리인상…다음은 美 차례?
7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75%로 올렸다. 2001년 이후 22년 만의 최고치다. 캐나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시작된 긴축 사이클을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중단한 나라였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올리며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긴축 중단을 예고했고, 3월과 4월 총 두 차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인상 기조로 되돌아갔다. 경제학자들은 캐나다가 금리 인상을 다음달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깜짝 인상’이었다.

물가가 잡히지 않은 영향이 컸다. 캐나다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4%로 전월(4.3%)보다 높아졌다. 캐나다은행 목표치(2%)의 두 배 이상이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는 줄었다. 캐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3.1% 성장해 캐나다은행 추정치(2.3%)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날 캐나다은행은 “수요 과잉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탄탄한 노동시장과 수요를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이 2% 이상인 상태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캐나다가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으로 회귀한 만큼 최고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전날 호주 중앙은행도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호주는 지난 4월 금리를 동결했지만 지난달과 이달 재인상하며 기준금리를 4.1%까지 올렸다. 11년 만의 최고치다. 4월 호주 물가상승률은 6.8%로 중앙은행 목표치(2~3%)의 두 배를 넘었다. 필립 로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시장, CPI 상승률에 주목

두 주요국이 긴축 사이클로 회귀하며 Fed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33.3%로 전날(21.8%)보다 높아졌다. 시장의 관심은 FOMC 첫날인 13일 발표될 미국 5월 CPI 상승률에 쏠려 있다. 지난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9%로 2021년 5월 후 처음으로 5%를 밑돌았다.

다만 고용시장은 둔화하는 추세다. 8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1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23만5000건)를 웃돌았다.

Fed의 긴축 우려에 이날 주요국 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전 거래일 대비 0.13%포인트 오른 연 3.8%를 돌파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장중 연 4.6%까지 뛰었다. 호주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0.17%포인트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인 연 3.87%에 거래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