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암컷 악어가 수컷 없이 스스로 임신해 알을 낳은 '자기복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이날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미 코스타리카 렙틸라니아 동물원에 사는 암컷 악어가 2018년 1월 알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악어는 2살 때부터 거의 일생을 다른 악어들과 분리된 채 지냈고, 18살이 된 해에 알을 낳았다. 새끼는 완전한 형태로 발달했지만 부화하지는 못했다.

동물원은 이른바 '처녀 생식(virgin birth)'으로 불리는 단성 생식(parthenogenesis)을 11년간 연구한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 워런 부스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단성 생식은 암컷이 수정하지 않고 배아를 형성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박사의 분석 결과 죽은 새끼는 유전적으로 어미 악어와 99.9% 일치했으며, 어미를 임신시킨 수컷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스 박사는 "우리는 상어, 새, 뱀, 도마뱀 등에서 이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흔하고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악어류에서 비교적 늦게 단성 생식이 발견된 이유는 사람들이 사례를 찾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애완 뱀을 기르면서부터 단성 생식에 대한 보고가 크게 늘었지만, 파충류를 사육하는 사람들이 악어를 기르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부스 박사는 "단성 생식이 가능한 종이 개체수 감소와 멸종위기에 처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