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北 자유화 더 미룰 수 없다
지난 4월부터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해왔다. 명분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국가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위한 것이란다. 군사정찰위성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기된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의 5대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우리의 누리호 발사 성공도 김정은의 조급증을 자극한 듯하다. 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주 발사체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로켓 ‘천리마 1형’ 발사를 강행했지만 궤도 안착에 실패했다. 실패 직후 이를 자인한 북한은 ‘자주적 권리’를 내세워 ‘빠른 시간 내 2차 발사’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1차 발사에 대한 국제해사기구(IMO)의 규탄 결의 채택에 반발해 ‘사전통보 없는 2차 발사 강행’을 시사했다. 적반하장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물론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비행체 발사를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국제 규범 위반은 큰 문제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소국 경제(small economy)인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과 식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취약한 경제 상황에서 핵·미사일 개발 집착은 식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즉 핵·미사일 개발과 주민의 아사(餓死)를 맞바꾼 형국이다. 최근 아사자 발생이 예년의 3배라고 전해진다. 이는 식량 문제가 아니다. 김정은 체제 보위를 위한 정치 체제가 아사의 근원이다. 북한 체제의 변화가 수반돼야 아사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고 북한 주민의 아사 상황도 막아야 한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에서 비롯된 문제이므로 체제의 근원적 변화를 위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당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북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억제 실행력과 담보력 강화를 위한 ‘워싱턴 선언’의 내실화, 한·미·일 3국의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메커니즘 구축, 해양 차단 훈련과 대(對)해적 훈련 재개, 북한의 위협 억제를 위한 미사일 방어 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 정례화가 요구된다. 국제사회 공조로 북한의 해상 불법 활동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구축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유엔 제재의 구조적 허점 차단, 북한의 사이버 해킹과 암호화폐 탈취 등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핵미사일 대응 핵민방위 훈련의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

북한 주민의 배고픔은 핵·미사일 폭주 때문이다. 이를 북한 주민에게 알려주려면 북한 정보화가 필요하다. 북한이 외부 정보 유입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근원은 전체주의 체제에 위협적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 정보화는 북한 자유화의 토대다. 자유는 북한 주민들을 온갖 질곡에서 해방시켜 주는 정신적 자산이다. 북한 자유화는 자유 기반 제도(freedom based institution) 구축의 토대다. 자유 기반 제도인가 아닌가에 따라 삶의 질에서 차이가 있다. 자유의 중요성은 현격한 남북한 삶의 질 격차가 입증해준다.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를 핵심 가치라고 역설해왔다. 올바른 시대정신의 표현이자 전략적 결단으로 평가된다. 이제 자유의 가치를 북한 주민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특히 북한 자유화가 평화통일의 기반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의 결기로 북한 정보화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북한 자유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자유 기반 평화통일의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