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메이저 업체와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의 마케팅 방식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업종이다. 메이저 기업들이 여전히 빅모델을 동원한 물량 공세를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중소업체들은 인플루언서 등이 주도하는 SNS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 소비층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30 젊은 주당들은 ‘알음알음 알려져야 힙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게 주류업계 마케터들의 얘기다.

수제맥주업체 제주맥주가 지난달 5~28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연 팝업스토어 ‘제주위트 시장바’엔 5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여기에는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SNS 마케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제주맥주는 사전 신청을 받아 매주 토요일 밤 방송인 송은이, 김숙, 노홍철 씨 등 유명 인플루언서와 대화하며 술을 즐길 수 있는 ‘제주위트 심야포차’ 자리를 마련했다. 유명 유튜버 ‘다나카’, ‘서준맘’과 협업한 영상도 공개했다. 젊은 층이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하려는 전략이었다.

이 마케팅의 효과는 팝업스토어 운영이 끝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인스타그램에서 ‘#제주위트’의 검색량은 팝업스토어 오픈 사실을 알리기 직전인 지난 4월 17일보다 3135% 급증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제주위트에일 관련 게시물은 5만8000개를 넘겼다.

주류업계의 SNS 마케팅이 인플루언서에게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인플루언서를 매개로 인지도를 높인 뒤 그들을 따라 방문한 소비자들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한다.

각종 경품을 건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인플루언서를 따라 방문한 일반인들이 자신의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이 사진을 보고 방문객 주변 인물들도 찾는 경향을 보인다. 주류업계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팝업스토어 인테리어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인증샷을 찍기 좋은 공간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