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과 손잡나…핵 합의 가능성에 유가 급락 [오늘의 유가]
美·이란 핵합의 임박 보도에 유가 3% 급락
이란 원유 수출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 커져
백악관의 부인 발표에 유가 하락세 완화


미국이 이란과의 핵 합의에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백악관이 이를 즉각 부인하자 하락세가 완화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4달러(1.71%) 하락한 배럴당 71.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종가는 지난 6월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1.44달러(1.87%) 하락한 배럴당 75.51달러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에 국제 유가가 대폭 하락했다. 장중 배럴당 3달러 이상 폭락했지만 백악관이 해당 소식을 부인하면서 하락세가 완화했다.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인 '미들 이스트 아이(WEE)'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 미국이 임시 핵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축소하는 대가로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양측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란에서 농도 83.7% 우라늄 입자가 발견된 것과 관련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가 종결되면서 이란과 서방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기대가 커진 바 있다. 이란의 고농도 우라늄 입자 발견 소식은 그동안 양측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란 핵 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美, 이란과 손잡나…핵 합의 가능성에 유가 급락 [오늘의 유가]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보복 조치로 이란은 그다음 해부터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2021년부터 시작한 핵 합의 복원 회담은 1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WEE에 따르면 양국의 합의안에는 최대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 수출 조치가 포함됐다. 한때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이었던 이란이 원유 수출 규모를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내년부터 하루 370만배럴에 달하는 최대 생산량을 경신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해당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대변인은 "이는 잘못된 보도"라고 부인했다. 시장이 과민 반응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현시점에서는 시장의 감정적인 반응으로 보인다"라며 "이란이 원유를 판매해왔다는 사실은 큰 비밀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뉴스는 유가가 급락한 주요 원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