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겸재 정선의 그림 선생·야청빛 저녁이면
▲ 겸재 정선의 그림 선생 = 이성현 지음.
미술학 박사이자 현직 화가인 저자가 '단발령망금강산', '내금강총도', '금강전도' 등 겸재 정선(1676-1759)의 금강산 그림을 분석해 그림의 배경과 그 속에 숨은 뜻을 살핀다.

앞서 책 '추사코드'(2016)와 '추사난화'(2018)에서 기존 미술사학계의 추사 작품 해석에 문제를 제기했던 저자는 '노론의 화가, 겸재 정선'(2020)에 이어 또다시 겸재의 그림을 둘러싼 기존의 해석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책은 겸재가 '선비의 그림'을 추구했다고 보면서 그의 진경산수화가 단순히 우리 산하를 실감 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조선의 시대적 문제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피력하고자 그려졌을 개연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겸재의 작품에 쓰인 제화시(題畵詩. 그림을 보고 그것에서 연상해 지은 시)를 해석하고 이를 통해 그림에 내포된 의미를 읽어내려 한다.

저자는 겸재의 금강산 여행을 계획한 노론 강경파 삼연 김창흡(1653∼1722)과 겸재의 지인인 시인 사천 이병연(1671∼1751)의 제화시를 살핀다.

원래 제화시는 그림을 감상한 후 쓰는 것이지만 저자는 삼연과 사천의 제화시를 두고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한다.

즉,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삼연과 사천의 생각을 그림으로 구현해낸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사천이 겸재에게 선비의 그림을 가르친 이유는 당시 노론의 정치적 메시지를 은밀히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고자 했기 때문이며 겸재도 이를 알면서 사천의 지도를 받아들였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들녘. 392쪽.
[신간] 겸재 정선의 그림 선생·야청빛 저녁이면
▲ 야청빛 저녁이면 = 이찬웅 지음.
철학과 예술, 과학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와 현대 프랑스 철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현대 프랑스 미학의 다양한 이론을 소개한다.

저자는 18세기 말 이미지와 개념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면서 근대 미학이 시작됐고 이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는 가운데 20세기 현대 프랑스 미학이 그것에 대한 사유와 대답으로서 전개됐다는 관점 아래 미학 이론을 설명한다.

책은 한 철학자의 미학 이론을 서양 미술 작가와 짝지어 살피는 식으로 구성됐다.

미셸 푸코와 르네 마그리트, 모리스 메를로퐁티와 폴 세잔,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와 마르셀 뒤샹, 장 보드리야르와 앤디 워홀, 질 들뢰즈와 프랜시스 베이컨, 리오타르와 바넷 뉴먼, 자크 랑시에르와 주노 루도비시를 짝짓는다.

이들 철학자의 미학 이론과 관련지어 안규철, 오인환, 홍순명, 노상호, 지희킴, 이근민, 강유정, 김그림 등 국내 미술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책은 저자가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철학과, 서울대 미학과에서 했던 강의를 기반으로 했다.

이학사. 36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