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초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주 3일 사무실 출근을 고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면서
미국 기업들이 직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기 위해 '채찍'과 '당근' 전략을 꺼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일주일에 사흘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 알림 메시지를 보내고, 출근 여부를 인사 고과에 반영할 수 있다고 전날 밝혔다.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구글은 지난 4월부터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주 3회 사무실에 근무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서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직원들이 이를 지키지 않자 '채찍'을 꺼낸 것이다.

구글의 피오나 치코니 최고인사책임자(CPO)는 전체 직원에게 메모를 보내 "직접 모여 일하는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물론 모든 사람이 '신비한 복도 대화'의 힘을 믿는 건 아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치코니는 또 "원격 근무자도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업무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100% 재택근무가 허용됐던 원격 근무자들에도 사무실 출근을 제안한 것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반발했다. 구글 노조는 마켓워치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유연한 사무실 근무로 양질의 성과를 유지했다"며 "성과 평가와 연계된 모호한 출석 추적 관행은 직원들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던 2020년 3월 미국 대기업 중에선 가장 앞장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사무실 문을 다시 열면서도, 직원의 20%에 대해선 원격 근무를 허용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를 고수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는 사무실 복귀를 독려하기 위한 '당근'을 꺼냈다. 오는 12∼23일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마다 지역 자선단체에 10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재택근무 직원이 회사 행사에 참석할 때도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사무실 복귀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 중"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 디즈니, 스타벅스, AT&T 등 대기업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의무화했다. 문제는 기업의 재택 근무 방침에 맞춰 주거지를 옮긴 직원들이다. 회사가 사무실 출근을 종용하면 직원들의 퇴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마존은 5월부터 일주일에 최소 주 3일 사무실 근무 정책을 시행하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만명 감원에 대한 불만과 맞물려 직원들이 한시적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무실 출근이 반드시 끈끈한 사내 문화를 만드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유연근무제 전문가로 활동해 온 칼리 윌리엄스 요스트는 "상당수 경영진은 단순히 출근 일수만 강제할 뿐, 직원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전환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은 회피하고 있다"며 "사무실 출근이 과연 (직원들이) 몰입하고 집중하며 자발적으로 일하는 방식인가"라고 반문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