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성북동 주한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성북동 주한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이 주한 중국 대사를 만나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도 관련 한중 공동 대응책 마련을 촉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제한치의 50배에 달하는 삼중수소를 배출한 중국에는 대응책 요구를 못 하면서 오직 정부를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진영이 국민 우려를 악용해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는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정부를 뒤흔들려는 목적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어제는 이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는데,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55기 원전은 대부분 서해와 맞닿아있는 중국 동쪽 연안에 몰려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량은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 이른다"면서 민주당은 일본보다 중국에 먼저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의 무책임한 선전·선동 공포 마케팅에 수산업계 이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천일염의 경우 두 달 새 가격이 40% 폭등하고 일부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중대 문제를 민주당이 계속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우리 국민이 용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수산물 방사능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결과보고서에서 방류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당연히 방류에 반대할 것이며 우리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일본 측에 추가 안전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주한 중국대사 관저에서 싱하이밍 대사와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도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의 공동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를 '친구'라고 칭한 싱하이밍 대사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내고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일본이 경제 등의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며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내 전체 원전에서 2020년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은 1054테라베크렐(T㏃)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희석해 해양 방류할 때 연간 기준치의 50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