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위해 강원 속초에서 서울로 긴급 헬기 이송되는 임산부.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출산을 위해 강원 속초에서 서울로 긴급 헬기 이송되는 임산부.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 속초에서 출산이 임박한 30대 임산부가 분만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서울로 헬기 이송돼 의도하지 않은 '원정 출산'을 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9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4시 28분께 속초의 한 리조트에서 임산부 A 씨(38)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 씨를 강릉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병원으로부터 "분만실 병상이 부족해 수술과 입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의료원 등 2곳에서도 "야간이라 분만 수술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상을 찾던 구급대원들은 결국 소방헬기 긴급 출동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태아가 자궁 안에 거꾸로 자리해 분만 의료 없이는 출산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소방 당국은 서울 거주자인 A 씨가 평소 다니던 목동의 한 대형병원으로 긴급 헬기 이송했다. 200km를 날아 서울 병원에 도착한 A 씨는 무사히 출산을 마쳤으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원도 내 열악한 분만 환경으로 인해 임신부들이 출산 등 응급상황에서 헬기 등을 통해 긴급 이송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본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헬기로 임산부 등 구급 환자를 옮긴 건수는 714건으로, 올해에만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 2명을 헬기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