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CJ '햇반' 빠졌더니…대박 난 중소기업들 '신났다'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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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정조준한 쿠팡
"독점기업 사라지니 공정한 판매 생태계 열려"
즉석밥·만두 등 CJ 우위 제품군 콕찝어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 못오른 中企 성장"
"독점기업 사라지니 공정한 판매 생태계 열려"
즉석밥·만두 등 CJ 우위 제품군 콕찝어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 못오른 中企 성장"
쿠팡이 돌연 “독과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오른 대표 품목으론 즉석밥과 만두를 꼽았다. 사실상 ‘햇반’과 ‘비비고’의 CJ제일제당을 정조준한 것이다. 유통 업체가 특정 제조 업체를 ‘독과점 식품기업’이라 규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배경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쿠팡과 CJ제일제당 사이의 납품 단가 갈등이 있다. 쿠팡은 올 들어 CJ제일제당 주요 제품의 발주를 중단했고, CJ제일제당은 네이버와 신세계 등 다른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과 손잡고 ‘반(反)쿠팡 동맹’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유통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두 회사 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중견 식품업체들도 매출이 크게 오른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5월 H사의 즉석밥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760% 올랐다. 쿠팡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이 80% 오른 O사의 경우 쿠팡에서 판매량이 이른바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었다. 즉석국과 냉동만두 제품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즉석국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교동식품과 냉동만두를 판매하는 중소기업 취영루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 61%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올 들어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이 만드는 즉석밥, 만두, 즉석국 등 식품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졌다”며 “고객 유입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질세라 올 초부터 ‘반(反)쿠팡 동맹’ 결성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도착보장은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 다음날 배송해주는 걸 원칙으로 한 서비스다.
이어 지난 8일엔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제휴해 오는 4분기부터 만두와 즉석국 등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겨냥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공식 출시했는데, 유료 통합 멤버십 출시와 함께 쿠팡과 가장 첨예한 갈등을 빚던 CJ제일제당과 손잡은 것이다. 이날 쿠팡이 CJ제일제당의 경쟁 중견업체들과 중소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을 앞세운 건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이 쿠팡의 경쟁 유통 업체들과 손을 잡고 쿠팡을 견제해온 만큼 쿠팡 역시 가만히 손 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였단 분석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 함께 하고 싶은 기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이라며 “대기업에 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중소, 중견 기업들이 공정한 판매 환경에서 고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쿠팡이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배경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쿠팡과 CJ제일제당 사이의 납품 단가 갈등이 있다. 쿠팡은 올 들어 CJ제일제당 주요 제품의 발주를 중단했고, CJ제일제당은 네이버와 신세계 등 다른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과 손잡고 ‘반(反)쿠팡 동맹’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유통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두 회사 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쿠팡 "독점기업 빠지자 中企 제품 100배 성장"
쿠팡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무수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전례 없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경제학의 ‘관리가격 가설’을 들어 “통상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과점 대기업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쿠팡이 내세운 중소기업 매출이 급성장한 대표 품목은 즉석밥이다. 쿠팡에 따르면 중소기업 ㈜유피씨의 지난 1~5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만410% 오르며 전체 기업 중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시아스(7270%), 참미푸드(1080%), 티엘푸드(290%). 미트리(170%) 등 중소기업들이 뒤따랐다.중견 식품업체들도 매출이 크게 오른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5월 H사의 즉석밥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760% 올랐다. 쿠팡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이 80% 오른 O사의 경우 쿠팡에서 판매량이 이른바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었다. 즉석국과 냉동만두 제품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즉석국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교동식품과 냉동만두를 판매하는 중소기업 취영루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 61%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올 들어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이 만드는 즉석밥, 만두, 즉석국 등 식품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졌다”며 “고객 유입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反쿠팡 동맹' 앞세운 CJ제일제당 정조준
쿠팡이 CJ제일제당을 정조준한 배경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 간 갈등이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2023년 판매수수료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쿠팡은 올 들어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상품 발주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CJ제일제당은 이에 질세라 올 초부터 ‘반(反)쿠팡 동맹’ 결성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도착보장은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 다음날 배송해주는 걸 원칙으로 한 서비스다.
이어 지난 8일엔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제휴해 오는 4분기부터 만두와 즉석국 등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겨냥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공식 출시했는데, 유료 통합 멤버십 출시와 함께 쿠팡과 가장 첨예한 갈등을 빚던 CJ제일제당과 손잡은 것이다. 이날 쿠팡이 CJ제일제당의 경쟁 중견업체들과 중소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을 앞세운 건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이 쿠팡의 경쟁 유통 업체들과 손을 잡고 쿠팡을 견제해온 만큼 쿠팡 역시 가만히 손 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였단 분석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 함께 하고 싶은 기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이라며 “대기업에 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중소, 중견 기업들이 공정한 판매 환경에서 고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쿠팡이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