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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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판매 확대를 부각하며 CJ제일제당을 도발했다. 납품가 갈등으로 자사 플랫폼에서 철수한 CJ제일제당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최고 100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 냉동만두 등도 6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쿠팡은 대기업 제품이 빠진 빈자리를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메우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여러 식품 품목을 독과점해온 대기업 제품이 사라지면서 후발 중소·중견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했다.

쿠팡의 이런 언급은 다분히 CJ제일제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CJ는 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작년 말부터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쿠팡에서 팔지 않고 있다. CJ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은 온오프라인 즉석밥 시장의 60%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판매를 놓고 쿠팡과 대립각을 세우던 LG생활건강도 2019년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뒤 쿠팡에서 철수했다.

두 업체는 이후 G마켓, 11번가와 같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 또는 네이버 등과 손잡고 판촉에 나서며 이른바 '반(反)쿠팡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신세계 유통 3사인 이마트·SSG닷컴·G마켓과 손을 잡고 함께 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