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에서 한식셰프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김대호 식품성장추진실 뉴프론티어 담당(오른쪽부터)과 박소연 한식245팀 과장, 문아영 과장이 퀴진K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에서 한식셰프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김대호 식품성장추진실 뉴프론티어 담당(오른쪽부터)과 박소연 한식245팀 과장, 문아영 과장이 퀴진K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하반기 중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신진 셰프를 위한 한식 팝업 레스토랑을 연다. 셰프들이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창의적인 한식 요리를 맘껏 실험하고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한식 셰프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의적 한식 셰프 공개모집”

1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중 한식 팝업 레스토랑에 참여할 셰프를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선발된 셰프는 강남 한복판에서 자본금 없이도 석 달간 식당을 운영할 기회를 잡게 된다.

김대호 식품성장추진실 뉴프론티어 담당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식당을 열고 싶지만 자본금이 부족한 신진 셰프, 이미 식당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싶은 셰프 등이 모집대상”이라며 “한식을 주제로 한 메뉴에 도전하는 셰프들에게 문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한식 팝업 레스토랑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CJ의 사내벤처 및 혁신조직 전용 공간인 이노플레이 1층에 마련된다. 공모에서 선발된 셰프에게 조리공간이 포함된 식당을 빌려주고 교육 컨설팅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셰프당 임대 기간은 석달이다. 임대료와 관리비는 받지 않는다.

CJ제일제당은 새롭게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초반에는 좌석 규모를 적게 시작한 후 점차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2호점 팝업도 추진키로 했다.

◆셰프 육성 프로젝트 닻 올린 이선호

지난 달 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퀴진 K 발족식이 열렸다. CJ제일제당 박민석 식품부문 대표(왼쪽 위쪽부터) ,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등과 국가대표조리팀 선수들이 참석했다.  /사진= CJ제일제당
지난 달 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퀴진 K 발족식이 열렸다. CJ제일제당 박민석 식품부문 대표(왼쪽 위쪽부터) ,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등과 국가대표조리팀 선수들이 참석했다. /사진= CJ제일제당
한식 팝업 레스토랑은 지난 달 CJ제일제당이 발표한 ‘퀴진K’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실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과 이 실장은 함께 식사를 할 때마다 ‘CJ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사회공헌이 무엇일지’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눠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한식 셰프 육성 프로그램를 만들자”는 데 부자간 의견이 모아졌고, 지난해 하반기 회사 내부에 공유됐다.

이 실장은 스타트업투자와 사내벤처를 맡고 있는 김 담당 산하에 퀴진K를 추진할 ‘한식245팀’을 최근 만들었다. 김 담당은 “기존 사회공헌 사업을 하는 재단이나 다양한 사업을 하는 마케팅부서에 맡기지 않고 퀴진 K 프로젝트를 맡을 팀을 발족했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담당이 이끄는 한식245팀은 해외 요리학교 학생들을 위한 한식 특강 프로그램도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다. 한식 명인들에게 수업을 받고 한국 식재료를 배우는 경험을 해외 셰프 지망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식245팀이 추진할 가장 큰 프로젝트는 ‘한국판 르꼬르동블루’인 국제 한식 전문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2030년 내에 세우는 것이 목표다. 수도권 규제, 교육당국과의 협의, 다른 학교나 학원과의 관계 등 여러가지 난관은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한식 세프를 육성해 세계 곳곳에 외식을 통한 한식 경험 기회를 확산시켜야만 K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담당은 “외식으로 한식을 경험하면 가공식품 구매로 연결되고 한국 문화도 친밀하게 여기게 된다”며 “세계 각지에서 민간 외교관이 되어 줄 한식 셰프들을 퀴진K에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수정/한경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