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트레스 지수 낮아진 한국…해결사는 삼성전자?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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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인플레
경제 피로도 높아졌지만
최종해결사 한국은행
"제 역할 못한다" 논란
삼성전자 감산 조치 후
원화 변동성 줄어들고
무역적자폭 개선 조짐
"한국 중앙은행은 삼전"
일부 목소리도 나와
경제 피로도 높아졌지만
최종해결사 한국은행
"제 역할 못한다" 논란
삼성전자 감산 조치 후
원화 변동성 줄어들고
무역적자폭 개선 조짐
"한국 중앙은행은 삼전"
일부 목소리도 나와
중앙은행이 해야 할 핵심 기능 중 하나가 ‘최종대부자 역할’이다.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발권력을 갖고 있어 민간이 해결하지 못한 각종 경제 스트레스를 최종적으로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국의 경제 피로도를 파악하는 방안으로 스트레스지수(SI)가 널리 활용된다. 지수를 개발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SI를 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도’로 정의하고 있다. 경제변수의 기댓값이 변하거나 분산이나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위험이 커지면 SI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이 SI를 개발해 활용하는 것은 종전의 판단지표가 경제시스템의 움직임과 위기 발생 확률을 종합적으로 지수화해 알려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SI는 경제시스템의 총체적인 피로도를 하나의 지표로 보여준다.
산출 방식은 요즘 유행하는 ‘사이클 큐브 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경제 피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특정국의 경제시스템을 대내와 대외로 대분류하고, 대내 부문은 실물과 금융 등으로 세분해 접근한다. 부문별로 주요 변수를 추출해 SI를 구한 뒤 중요도에 따라 가중평균해 종합 SI를 산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을 비롯한 경제 현안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함에 따라 SI가 높아졌다. 1선 목표인 인플레이션을 선제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2선 목표인 고용시장의 뉴노멀 현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제 예측력도 민간기관을 주도할 정도로 높지 않다.
한국은행도 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 어느 국가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노출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한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효과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유가 급락 등 공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삼성전자 감산 조치 이후 한국의 SI가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이상 조짐이 풀리고 있다. 지난 2월 초 이후 달러인덱스는 101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220원대에서 1340원대로 급등했다. 달러 약세 속에 원화 가치만 약세를 보였다. 원화의 변동성도 베트남 동화보다 다섯 배 이상 높았다.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달러인덱스는 101대에서 103대로 올랐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에서 1290원대로 급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달러 강세 속에서도 원화 가치가 오르는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원화 변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에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데 있다. 경제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 비중이 85%에 이르고 있고 감산 조치 이후 더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감산 이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다시 돌아섰지만 상품수지는 흑자를 나타냈다. 5월 이후에는 통관기준으로 상품수지 흑자세가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들어서는 경상수지 흑자세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은의 예상이다.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경기도 하반기 들어서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 ‘상저하고’로 내다봤던 국내 증권사도 상반기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상고(高)하고(GO)’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올해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 한국을 꼽고 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이 한은이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제2의 중앙은행(Fed)’을 설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Fed도 은행위기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간에 자문과 협조를 구해 나가고 있다. ‘은둔의 왕국’이란 비판을 받는 한은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과제도 동시에 던져준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엔데믹 시대를 맞아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군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는 과제는 쉽지 않다. 외국인 자금의 삼성전자 쏠림현상을 줄여 최종대부자로서 한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함께 다른 산업을 골고루 육성해 나가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이 SI를 개발해 활용하는 것은 종전의 판단지표가 경제시스템의 움직임과 위기 발생 확률을 종합적으로 지수화해 알려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SI는 경제시스템의 총체적인 피로도를 하나의 지표로 보여준다.
산출 방식은 요즘 유행하는 ‘사이클 큐브 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경제 피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특정국의 경제시스템을 대내와 대외로 대분류하고, 대내 부문은 실물과 금융 등으로 세분해 접근한다. 부문별로 주요 변수를 추출해 SI를 구한 뒤 중요도에 따라 가중평균해 종합 SI를 산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을 비롯한 경제 현안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함에 따라 SI가 높아졌다. 1선 목표인 인플레이션을 선제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2선 목표인 고용시장의 뉴노멀 현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제 예측력도 민간기관을 주도할 정도로 높지 않다.
한국은행도 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 어느 국가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노출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한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효과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유가 급락 등 공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삼성전자 감산 조치 이후 한국의 SI가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이상 조짐이 풀리고 있다. 지난 2월 초 이후 달러인덱스는 101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220원대에서 1340원대로 급등했다. 달러 약세 속에 원화 가치만 약세를 보였다. 원화의 변동성도 베트남 동화보다 다섯 배 이상 높았다.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달러인덱스는 101대에서 103대로 올랐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에서 1290원대로 급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달러 강세 속에서도 원화 가치가 오르는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원화 변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에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데 있다. 경제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 비중이 85%에 이르고 있고 감산 조치 이후 더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감산 이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다시 돌아섰지만 상품수지는 흑자를 나타냈다. 5월 이후에는 통관기준으로 상품수지 흑자세가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들어서는 경상수지 흑자세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은의 예상이다.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경기도 하반기 들어서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 ‘상저하고’로 내다봤던 국내 증권사도 상반기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상고(高)하고(GO)’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올해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 한국을 꼽고 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이 한은이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제2의 중앙은행(Fed)’을 설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Fed도 은행위기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간에 자문과 협조를 구해 나가고 있다. ‘은둔의 왕국’이란 비판을 받는 한은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과제도 동시에 던져준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엔데믹 시대를 맞아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군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는 과제는 쉽지 않다. 외국인 자금의 삼성전자 쏠림현상을 줄여 최종대부자로서 한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함께 다른 산업을 골고루 육성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