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줄어드는 '메모리 반도체'…4분기 본격 반등 전망
최근 들어 국내외 주요 주식시장 지수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올초부터 지난 6일까지 미국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1.6%, 26.8% 상승했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17.5%, 29.6% 뛰었다. 경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지난해 상반기를 고점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도 감소세다. 개인용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줄면서 재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과 재고 추이에서는 희망의 빛도 감지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 3분기까지 하락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폭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계속 쌓이기만 하던 재고도 곧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4분기부터는 가격이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초까지 등락을 보이며 바닥을 다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런 전망에 힘입어 5월 중순부터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듯 주식시장은 현재 상황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주가는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잘 들어맞는 상황이다.

당장은 불확실한 변수가 많지만 그 영향력이 점차 약해지고 머지않아 긍정적인 환경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다음달 내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금리를 내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미국 서비스 물가는 둔화 속도가 느리다. 미·중 무역전쟁 등 외교 갈등도 여전하기 때문에 경제 회복의 길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이런 변수들 때문에 주가는 급상승하기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저점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성장주·반도체·2차전지 테마 등 소수 종목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오르는 업종과 종목이 더욱 다양해졌다. 시장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현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이 매력적이다. 따라서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을 적절히 섞어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오인석 국민은행 WM고객그룹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