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인의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이익을 얻은 기업과 개인은 이달 말까지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최근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와 일감 떼어주기에 따른 증여세 대상 법인 1635곳과 개인 2039명에게 신고 안내문을 발송했다. 기한 내 신고하지 않거나 고의로 신고를 누락하면 세무 검증 대상이 된다. 신고 대상자인데 안내문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떼어주기, 이달 내 신고하면 증여세 3% 공제

기본 과세 요건은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본인·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법인에 특수관계법인이 일감을 몰아줘 본인·자녀·친족 등이 얻게 된 간접 이익을 증여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요건은 세 가지다. 우선 수혜법인은 세후영업이익이 있어야 한다. 또 수혜법인의 사업연도 매출에서 지배주주와 특수관계법인 관련 매출 비중이 30%를 초과하는 경우다. 다만 중견기업은 40%, 중소기업은 50%를 적용하며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이 1000억원을 초과하면 20%를 기준으로 삼는다.

또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및 친족의 직·간접 보유지분율이 각각 3%(중소·중견기업은 10%)를 초과하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신고 대상이 된다.

일감 떼어주기 증여세는 본인·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법인에 특수관계법인이 사업 기회를 제공해 본인·자녀·친족 등이 얻게 된 간접적인 이익을 증여로 보고 과세하는 것이다. ‘사업 기회 제공’은 특수관계법인이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사업자가 수행하던 사업 기회를 임대차 계약, 입점 계약, 대리점 계약 등 약정을 통해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정산세액은 사업 기회를 제공받은 사업연도부터 3년간 기대이익에서 실제 2년간 거둔 이익을 빼서 계산한다. 예컨대 올해는 2021년에 사업 기회를 제공받은 사람이 정산신고 대상인데, ‘2021년에 증여를 통해 얻었을 것으로 간주되는 이익×3’(3년간 기대이익)에서 ‘2021~2022년 이익’(2년간 실제 이익)을 빼 정산세액을 산출한다.

일감 떼어주기 과세 요건은 △수혜법인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으로부터 사업 기회를 제공받고 그 부분의 영업이익이 있을 것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비율 합계가 30% 이상일 것 등이다. 단 특수관계법인이 중소기업이거나 수혜법인으로부터 50% 이상 출자받은 경우는 제외한다.

올해 달라진 신고 요건

세법 개정 내용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1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신고분부터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요건 중 일부가 완화됐다. 종전에는 수출 목적의 국외 거래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서 제외하고, 수출 목적 국내 거래는 중소·중견기업만 제외했다. 올해부터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수출 목적 국내 거래까지 제외하도록 바뀌었다.

아울러 법인 내 사업 부문이 여럿이고 일감 몰아주기와 무관한 사업 부문이 있는 법인은 사업 부문별로 증여이익을 계산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또 지배주주 등이 배당을 받은 경우 이중과세를 물리지 않기 위해 증여이익에서 배당소득을 공제하는데, 그 배당소득 귀속 기간이 종전 6개월(1월 1일~6월 30일)에서 1년(전년 7월 1일~6월 30일)으로 확대됐다.

신고 대상자는 신고서를 작성해 우편으로 보내거나 가까운 세무서에 직접 제출하면 된다. 기한 내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공제해준다. 국세청은 각 세무서에 신고 안내·상담 전담 직원을 지정해 납세자의 신고를 돕고 있다. 신고서 서식과 작성 요령, 신고 사례 등도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 대상자인데 안내문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며 “본인이 신고 대상자에 해당한다면 자진신고·납부해 불이익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