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지역의 유동인구가 지난해 10월 말 ‘핼러윈데이 참사’가 벌어지기 직전의 75%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1동의 지난달 유동인구(KT 집계 기준)는 참사 직전인 지난해 10월 넷째주의 75.6%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 비율은 지난 2월 71.9%에서 3월 72.6%, 4월 74.9%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태원을 찾은 사람들의 소비활동도 조금씩 다시 늘고 있다. 5월 이태원1동에서의 카드 결제금액(신한카드 기준)은 지난해 10월 넷째주의 76.3%로 2월(52.0%)보다 크게 높아졌다. 3월(98.2%)과 4월(93.4%)의 카드 결제금액까지 고려하면 참사 직후 가라앉았던 소비심리가 차츰 회복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는 이태원 상권을 살리기 위한 지역화폐(이태원상권회복상품권) 발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용산구는 1월과 3월 이태원상권회복상품권 326억원어치를 특별 발행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1차 발행 때는 10%, 2차 발행 때는 20% 할인 판매했다. 용산구 6개 동(이태원1·2동, 한남동, 보광동, 서빙고동, 용산2가동)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이 상품권은 지난달 말까지 180억원이 결제됐다.

이태원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각종 문화행사를 연 것도 상권 회복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페스타 2023’과 연계해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광장에서 버스킹(거리공연)과 참여형 전시·체험 행사인 ‘필 더 리얼 이태원(Feel The Real Itaewon)’을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회식 챌린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이태원 세계 음식 거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태원 살리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는 이태원 상권을 ‘2023년 로컬브랜드 상권 강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2025년까지 최대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이태원이 과거처럼 관광명소로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