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균 지엔테크놀로지스 대표. 지엔테크놀로지스 제공
박철균 지엔테크놀로지스 대표. 지엔테크놀로지스 제공
"철 구조물로 통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험한 근무 환경에서도 중대재해 사고를 막을 수 있죠"

무선 통신 전문 기업 지엔테크놀로지스의 박철균 대표는 지난달 “선박, 물탱크 등 금속이 통신을 방해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사고로 연락이 끊기는 경우에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며 "지엔테크놀로지스의 ‘메탈복스(metalVox)'는 그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에 설립된 지엔테크놀로지스는 스마트폰이나 일반 무전기로 통신이 어려운 금속체 환경에서 무선 통신을 도와주는 기기인 메탈복스를 개발했다.

이 회사를 창업한 박 대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무선충전 기능을 개발한 주요 연구원 출신이다. 한양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도쿄공업대에서 무선통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전기전자공학으로 포스트닥터(박사 후 과정)를 마쳤다. 삼성전기에서 무선 충전사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박 대표는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에 금속 재질을 사용할 경우 무선 통신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문제를 고민하면서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박 대표는 충분히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창업에 나섰다.
배 안에서  메탈복스(벽의 검정색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 지엔테크놀로지스 제공
배 안에서 메탈복스(벽의 검정색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 지엔테크놀로지스 제공
지엔테크놀로지스의 강점은 기술이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기술을 찾기 어렵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엔테크놀로지스의 메탈복스는 금속 표면에 발생하는 자기장을 활용한 무선통신 기기다. 보통 전파는 대부분 금속을 통과하지 못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스트폰이 끊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메탈복스는 메탈웨이브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메탈웨이브는 금속 물질에 직접 전파를 쏘는데 통신기와 금속체가 전기적으로 결합하는 현상을 뜻한다. 금속체에 반사된 전파에서 나오는 자기장을 금속 물질의 표면으로 흐르게 만들어 통신이 가능하게 만든다. 전파를 막는 금속 물질을 전파를 전달하는 안테나같이 활용하는 기술이다.

메탈복스는 해운업계에서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다. HMM, SK해운, 현대LNG 등 국내 선사들이 새로 건조하는 선박에 메탈복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저온의 신선 식품 유통 등에 쓰이는 콜드체인 시스템도 대부분 금속 재질의 시설을 이용하는데 여기에서도 메탈복스를 사용하면 제품 상태, 배달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메탈복스 같은 기술은 각종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의무적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제해사기구 인증을 통해 선박에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기기나 시스템이 있다"며 "메탈복스 같이 선박의 통신 두절을 막아주는 기기도 선원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시설의 안전 유지에도 메탈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