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따라잡자"…'재사용 로켓' 글로벌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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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빅데이터로 본 미래산업
우주분야 특허 10만여건 분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보고서
中 하얼빈공대·佛 아스트리움 등
재사용 발사체 특허 출원 많아
위성 자세제어·수직 이착륙
급성장하는 위성통신 탑재체도
우주산업 판가름할 핵심 기술
우주분야 특허 10만여건 분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보고서
中 하얼빈공대·佛 아스트리움 등
재사용 발사체 특허 출원 많아
위성 자세제어·수직 이착륙
급성장하는 위성통신 탑재체도
우주산업 판가름할 핵심 기술
재사용 발사체(로켓) ‘팰컨9’ ‘팰컨 헤비’ 등으로 전 세계 우주산업 패권을 쥔 미국 스페이스X. 스페이스X 다음으로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는 곳은 어디일까.
중국 하얼빈공대와 프랑스 아스트리움, 미국 블루오리진 세 곳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빅데이터센터가 12일 펴낸 ‘2022년 특허 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 전략 보고서:우주항공 편’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이 보고서는 2001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지식재산 다출원 5개국(IP5:미국·일본·중국·유럽·한국)에 출원 또는 공개된 우주 분야 특허 10만669건의 시장 확보력, 영향력 등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특허 10만669건은 우주(1만8771건), 항공 기반(5만7674건), 항공 응용(2만4224건) 3개 대분류로 나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항공 분야에서 한국이 가장 시급히 개발해야 할 4대 기술은 재사용 로켓, 위성 자세제어, 수직 이착륙 항공기, 위성 통신 탑재체로 나타났다.
재사용 로켓은 전 세계에서 스페이스X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 1단은 2단을 분리한 후 진행방향을 정 반대로 틀어 감속한 뒤 마치 무용 선수처럼 육지나 해양 바지선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로켓의 방향을 좌우하는 유도항법 제어, 방향을 180도 바꾸는 역추진 분사, 재점화, 추력제어 등 기술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들 기술은 모두 스페이스X의 영업비밀로, 외부에 원리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기술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 한 건의 특허도 출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재사용 로켓 특허 출원이 가장 많은 곳은 하얼빈공대, 블루오리진, 아스트리움으로 나타났다.
위성은 지구·태양·별의 위치정보 등을 감지하는 센서, 회전운동 각속도를 재는 자이로 센서 등을 통해 받은 정보로 액추에이터를 돌려 자세를 잡는다. 이 과정이 하나라도 잘못되면 궤도를 이탈해 버린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자이로는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수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독자적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며 “위성 자세제어에 대한 민간 기업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이 특허를 출원한 곳은 미국 보잉, 중국 상하이 항공우주제어기술연구소, 일본 미쓰비시 일렉트릭으로 나타났다. 유망 기술로는 항력 효과를 이용하는 3축(롤·피치·요) 자세제어, 전기 추진시스템 이용 자세 및 궤도 제어, 태양전지 패널에서 발생하는 열복사압을 이용한 자세제어 등이 꼽혔다.
다음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인 수직 이착륙 항공기다. 미래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일명 ‘플라잉카’다. 현재도 1·2인용 UAM은 있지만 활주로가 필요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상용 플라잉카가 되려면 버티포트 한 곳에서 뜨고 내리는 수직 이착륙 기술이 필요하다. 접이식 날개로 구성된 주날개와 좌우 커나드(주날개 앞쪽 작은 날개)를 포함하는 수직 이착륙기, 추력식 리프트와 날개식 리프트 전환이 가능한 항공기 등이 이 분야 유망 기술로 꼽혔다.
특허전략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수직 이착륙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60% 선에 불과하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수직 이착륙 항공기의 필수부품 제작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산·학·연 공동 개발 체계를 마련하고 해외 완제품 업체와 협업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항기와 군용기는 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단 뜻이다. 지난해 세계 항공산업 시장 규모는 6473억 달러다. 민항기·군용기·무인기·부품장비·MRO(유지 보수 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시장을 합한 수치다. 앞으로 연 평균 7.3%씩 성장해 2030년엔 946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154억달러(1.62%)를 UAM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통신 탑재체는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위성통신의 위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6세대 이동통신(6G)에서 저궤도 통신위성이 필수 인프라가 된 것도 위성통신 탑재체 시장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다. 지상국만으론 6G가 지향하는 커버리지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는 중국 동방홍위성 이동통신·상하이 위성공학 연구소, 미국 보잉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중국 하얼빈공대와 프랑스 아스트리움, 미국 블루오리진 세 곳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빅데이터센터가 12일 펴낸 ‘2022년 특허 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 전략 보고서:우주항공 편’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이 보고서는 2001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지식재산 다출원 5개국(IP5:미국·일본·중국·유럽·한국)에 출원 또는 공개된 우주 분야 특허 10만669건의 시장 확보력, 영향력 등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특허 10만669건은 우주(1만8771건), 항공 기반(5만7674건), 항공 응용(2만4224건) 3개 대분류로 나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항공 분야에서 한국이 가장 시급히 개발해야 할 4대 기술은 재사용 로켓, 위성 자세제어, 수직 이착륙 항공기, 위성 통신 탑재체로 나타났다.
재사용 로켓은 전 세계에서 스페이스X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 1단은 2단을 분리한 후 진행방향을 정 반대로 틀어 감속한 뒤 마치 무용 선수처럼 육지나 해양 바지선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로켓의 방향을 좌우하는 유도항법 제어, 방향을 180도 바꾸는 역추진 분사, 재점화, 추력제어 등 기술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들 기술은 모두 스페이스X의 영업비밀로, 외부에 원리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기술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 한 건의 특허도 출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재사용 로켓 특허 출원이 가장 많은 곳은 하얼빈공대, 블루오리진, 아스트리움으로 나타났다.
위성은 지구·태양·별의 위치정보 등을 감지하는 센서, 회전운동 각속도를 재는 자이로 센서 등을 통해 받은 정보로 액추에이터를 돌려 자세를 잡는다. 이 과정이 하나라도 잘못되면 궤도를 이탈해 버린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자이로는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수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독자적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며 “위성 자세제어에 대한 민간 기업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이 특허를 출원한 곳은 미국 보잉, 중국 상하이 항공우주제어기술연구소, 일본 미쓰비시 일렉트릭으로 나타났다. 유망 기술로는 항력 효과를 이용하는 3축(롤·피치·요) 자세제어, 전기 추진시스템 이용 자세 및 궤도 제어, 태양전지 패널에서 발생하는 열복사압을 이용한 자세제어 등이 꼽혔다.
다음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인 수직 이착륙 항공기다. 미래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일명 ‘플라잉카’다. 현재도 1·2인용 UAM은 있지만 활주로가 필요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상용 플라잉카가 되려면 버티포트 한 곳에서 뜨고 내리는 수직 이착륙 기술이 필요하다. 접이식 날개로 구성된 주날개와 좌우 커나드(주날개 앞쪽 작은 날개)를 포함하는 수직 이착륙기, 추력식 리프트와 날개식 리프트 전환이 가능한 항공기 등이 이 분야 유망 기술로 꼽혔다.
특허전략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수직 이착륙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60% 선에 불과하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수직 이착륙 항공기의 필수부품 제작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산·학·연 공동 개발 체계를 마련하고 해외 완제품 업체와 협업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항기와 군용기는 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단 뜻이다. 지난해 세계 항공산업 시장 규모는 6473억 달러다. 민항기·군용기·무인기·부품장비·MRO(유지 보수 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시장을 합한 수치다. 앞으로 연 평균 7.3%씩 성장해 2030년엔 946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154억달러(1.62%)를 UAM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통신 탑재체는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위성통신의 위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6세대 이동통신(6G)에서 저궤도 통신위성이 필수 인프라가 된 것도 위성통신 탑재체 시장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다. 지상국만으론 6G가 지향하는 커버리지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는 중국 동방홍위성 이동통신·상하이 위성공학 연구소, 미국 보잉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