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격 앞둔 셀트리온·삼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내달 약가 전쟁 참전
다음 달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대거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다. 바이오시밀러 특성상 효능 면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만큼 시장 침투를 위한 치열한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7월 FDA 허가 제품 모두 출시 가능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오는 7월 출시가 가능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8개다. 사실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은 모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를 대기하고 있다. 산도즈와 프레제니우스카비는 당초 9월 중 출시를 예정했었지만, 애브비와 추가 합의를 통해 7월로 앞당겼다.

출시 날짜가 잡힌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7월 1일),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7월 1일), 화이자 '아브릴라다'(7월 1일), 바이오콘 '훌리오'(7월 31일), 코히러스 '유심리'(7월 1일), 산도즈 '하이리모즈'(7월 1일), 프레제니우스카비 '이다시오'(7월 중) 등이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출시 날짜가 비공개다. 유플라이마 미국 판매를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월 중 출시가 가능하지만 전략상 출시일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1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암젠의 '암제비타'는 지난 1월 31일 출시했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 등 15종의 자가면역질환 적응증을 보유한 종양괴사인자알파(TNF-a) 억제제 바이오의약품이다. 2003년 출시부터 2022년까지 누적 매출액 2190억 달러(282조4000억원)를 기록해 누적 매출 세계 1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휴미라 글로벌 매출은 212억3700만 달러(27조4000억원)로 키트루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지켰다. 이 중 미국에서 글로벌 매출의 87% 이상인 약 186억1900만 달러(24조92억원)를 올렸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미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코히러스 선공, 제네릭과 맞먹는 할인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는 출시 초기 가격 결정이 시장 침투를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꼽힌다. 7월 출시를 앞둔 회사 중 가격을 발표한 회사는 코히러스가 유일하다. 오리지널 보다 85~92% 낮은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코히러스는 미국 프로농구 구단주로 유명한 억만장자 마크 큐반이 운영하는 온라인 약국에서 유심리 2개가 든 1세트를 569.27달러(73만4000원)에 환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오리지널 휴미라 가격인 6922달러(893만원) 대비 92% 할인한 가격이다. 코히러스가 직접 공급하는 가격은 오리지널 대비 85% 할인된 995달러(128만원)다. 연간 비용 계산시 휴미라 9만 달러(1억1600만원), 유심리 1만3000달러(1677만원)가 된다.

코히러스가 발표한 가격은 미국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처음 출시한 암젠의 암제비타 최대 할인 55%와 비교해도 큰 폭의 할인율이다. 경쟁사들에 파급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가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베어드(Baird) 소속의 브라이언 스코니는 “바이오시밀러에서 이같은 가격 책정은 전례가 없으며, 전통적인 제네릭(복제약) 전략과 유사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삼성·셀트리온 고농도 제품 승부수

다만 코히러스 유심리가 저농도 제품이라는 점은 국내 개발사들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휴미라는 고농도와 저농도가 있다. 애브비는 2003년 처음 저농도를 출시한 이후 2018년 고농도를 출시했다. 고농도는 통증 경감 등 투여 편의성을 개선시킨 제품이다.

휴미라의 고농도 처방 비중은 미국에서 80%를 넘어섰다. 고농도로 FDA 품목허가를 받은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산도즈 등 3개사 밖에 없다. 다른 6개사는 모두 저농도 제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산도즈 바이오시밀러는 대부분의 미국 환자가 사용하던 고농도 휴미라와 가장 유사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옵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휴미라 매출 1위 국가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초기 시장 침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13일 10시 38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