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무제한’ 경력 상시채용에 나서며 조선업 인재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3년 치 이상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황에서 선박 납기를 맞추고, 기술 개발 레이스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한화오션은 지난 9일부터 연말까지 생산, 연구개발(R&D), 설계뿐 아니라 영업·사업관리, 재무, 전략, 인사 등 모든 직무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직군별로 최대 세 자릿수를 채용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이례적으로 상한선을 정해두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실상 ‘무제한’ 채용”이라며 “선제적인 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 선박 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까지 한화오션 직원은 8206명으로 지난해 말(8300명)보다 94명 감소했다. HD현대중공업(1만2048명), 삼성중공업(8582명)보다 적다.

이번 채용의 특징은 어학 성적 등 요건을 없애 문턱을 낮췄다는 점이다. 과거엔 경력직 공채에서도 ‘토익 700점 이상’ 등 어학 점수가 있어야만 지원 가능했다. 설계, R&D 직군은 조선해양, 전기전자 등 특정 과를 전공한 사람만 지원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엔 공학계열 전공자 모두에게 자격을 열어줬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영어 실력, 전공과 무관하게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뽑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9일 직원들에게 임금을 연평균 1100만원 인상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두 차례 채용으로 80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는 등 일찌감치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반기 채용 계획도 검토 중이다. HD현대그룹은 직원 추천으로 경력자가 입사하면 추천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도 처음 시행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업 인력은 1만3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1만여 명에서 부족 인원이 더 늘어났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