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석 나노씨엠에스 대표 "살균효과·안전성 우수한 원자외선램프…미국·UAE 등 공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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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개발
인체 무해 살균 원자외선 상용화
나노기술로 세균·바이러스 박멸
국내 의료기관·유치원 등에 설치
美 초등학교·스쿨버스에도 공급
두바이 병원서 감염예방 테스트
서울대 등과 코로나균 사멸 확인
눈·피부에 영향 주지 않는 게 핵심
상시 유행하는 감염병 예방 도움
인체 무해 살균 원자외선 상용화
나노기술로 세균·바이러스 박멸
국내 의료기관·유치원 등에 설치
美 초등학교·스쿨버스에도 공급
두바이 병원서 감염예방 테스트
서울대 등과 코로나균 사멸 확인
눈·피부에 영향 주지 않는 게 핵심
상시 유행하는 감염병 예방 도움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주기는 짧아지고 있습니다. 살균 효과가 높지만, 안전성에 문제없는 원자외선(UV-C) 램프가 상시 유행하는 감염병 대비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김시석 나노씨엠에스 대표는 13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살균 램프인 ‘플라즈마가드222’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의료기관, 유치원, 대학 등 50여곳이 제품을 구입해 설치했다”며 “정부 설명회 등에 참여하면서 공공 입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노씨엠에스는 2021년 세균, 바이러스 등을 사멸하는 원자외선 램프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수출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미국 에덴파크에 핵심 부품 등을 공급해 만들어진 제품이 초등학교, 스쿨버스 등에 설치됐다. 올해는 5000대 이상의 현지 스쿨버스에 제품을 설치하는 게 목표다.
최근 김 대표가 집중 공략하는 수출 지역은 UAE다. 올해 3월 두바이의 대형병원(HMS MIRDIF)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고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 첫 제품 설치를 마쳤다. 플라즈마가드222를 종합병원 규모 의료기관에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에서 실증 데이터가 나오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두바이에서 4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HMS 그룹은 응급환자 진료 대기실(ER)과 소아청소년과 대기실 두 곳에 살균램프를 단 뒤 감염병 위험 등이 낮아졌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환자가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응급실과 활동량 많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밀집한 소아과에 설치해 원내 감염 예방에 도움 되는지 등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HMS그룹은 장기적으로 그룹 내 모든 병원에 플라즈마가드222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수개월 뒤 본 계약으로 확대돼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는 “실제 대형병원에서 살균램프를 활용해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줄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 현지 판매도 크게 늘 것”이라며 “샘플조사에선 램프 설치가 병원 내 위험균 차단에 효과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나노씨엠에스는 지폐, 여권, 보안문서 등에 들어가는 특수안료를 개발하는 회사다. 김 대표가 멸균램프 개발에 나선 것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가 유행하던 때다. 나노물질 분야에선 독보적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나노 크기 바이러스를 잡는 데에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메르스 유행이 한 달 남짓한 기간 만에 끝나면서 램프 개발도 중단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자 김 대표는 다시 멸균램프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북대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소, 서울대 수의대, 일리노이대 등과 2020년 5월 코로나19 사멸 효과를 확인했고 2021년 8월 논문을 공개했다”며 “공기 살균기의 바이러스 감소율 기준치가 80%인데 램프 설치로 96.8% 줄어드는 것을 입증했다”고 했다.
눈과 피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살균용 원자외선을 상용화한 게 핵심 기술이다. 나노필터를 활용해 222나노미터(nm) 파장대의 원자외선만 나오도록 설계했다. 해당 원자외선이 방출되는 공간에 바이러스 등이 노출되면 활성도가 떨어진다. 이를 통해 추가 전파를 막는 원리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른 감염병 차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자외선 파장이 230nm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광량 세기를 낮춰 오존은 나오지 않도록 했다”며 “필터는 물론 램프에 쓰이는 유리소재까지 모두 나노기술력이 접목됐다”고 했다.
멸균 램프 설치가 늘면서 효과를 확인한 곳도 많아졌다. 폐쇄 공간인 국내 선박에 설치한 뒤 코로나19 감염률이 ‘제로’ 수준으로 낮아진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한 국내 기업의 베트남 제조공장에서도 주요한 방역 수단이 됐다. 실험실 연구에선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5분 만에 99% 사멸됐다. 탄저균도 10분 정도면 사멸시킬 수 있었다. 생화학전 대비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램프 하나당 살균할 수 있는 공간의 면적은 7평, 교체주기는 3년 정도다. 가격이 150만~200만원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공기살균기보다는 전력 효율 등이 높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센병 등의 실험에서 사멸 효과가 입증되면 UN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구호물품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균주를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확대해 제품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시석 나노씨엠에스 대표는 13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살균 램프인 ‘플라즈마가드222’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의료기관, 유치원, 대학 등 50여곳이 제품을 구입해 설치했다”며 “정부 설명회 등에 참여하면서 공공 입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노씨엠에스는 2021년 세균, 바이러스 등을 사멸하는 원자외선 램프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수출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미국 에덴파크에 핵심 부품 등을 공급해 만들어진 제품이 초등학교, 스쿨버스 등에 설치됐다. 올해는 5000대 이상의 현지 스쿨버스에 제품을 설치하는 게 목표다.
최근 김 대표가 집중 공략하는 수출 지역은 UAE다. 올해 3월 두바이의 대형병원(HMS MIRDIF)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고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 첫 제품 설치를 마쳤다. 플라즈마가드222를 종합병원 규모 의료기관에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에서 실증 데이터가 나오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두바이에서 4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HMS 그룹은 응급환자 진료 대기실(ER)과 소아청소년과 대기실 두 곳에 살균램프를 단 뒤 감염병 위험 등이 낮아졌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환자가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응급실과 활동량 많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밀집한 소아과에 설치해 원내 감염 예방에 도움 되는지 등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HMS그룹은 장기적으로 그룹 내 모든 병원에 플라즈마가드222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수개월 뒤 본 계약으로 확대돼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는 “실제 대형병원에서 살균램프를 활용해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줄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 현지 판매도 크게 늘 것”이라며 “샘플조사에선 램프 설치가 병원 내 위험균 차단에 효과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나노씨엠에스는 지폐, 여권, 보안문서 등에 들어가는 특수안료를 개발하는 회사다. 김 대표가 멸균램프 개발에 나선 것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가 유행하던 때다. 나노물질 분야에선 독보적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나노 크기 바이러스를 잡는 데에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메르스 유행이 한 달 남짓한 기간 만에 끝나면서 램프 개발도 중단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자 김 대표는 다시 멸균램프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북대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소, 서울대 수의대, 일리노이대 등과 2020년 5월 코로나19 사멸 효과를 확인했고 2021년 8월 논문을 공개했다”며 “공기 살균기의 바이러스 감소율 기준치가 80%인데 램프 설치로 96.8% 줄어드는 것을 입증했다”고 했다.
눈과 피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살균용 원자외선을 상용화한 게 핵심 기술이다. 나노필터를 활용해 222나노미터(nm) 파장대의 원자외선만 나오도록 설계했다. 해당 원자외선이 방출되는 공간에 바이러스 등이 노출되면 활성도가 떨어진다. 이를 통해 추가 전파를 막는 원리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른 감염병 차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자외선 파장이 230nm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광량 세기를 낮춰 오존은 나오지 않도록 했다”며 “필터는 물론 램프에 쓰이는 유리소재까지 모두 나노기술력이 접목됐다”고 했다.
멸균 램프 설치가 늘면서 효과를 확인한 곳도 많아졌다. 폐쇄 공간인 국내 선박에 설치한 뒤 코로나19 감염률이 ‘제로’ 수준으로 낮아진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한 국내 기업의 베트남 제조공장에서도 주요한 방역 수단이 됐다. 실험실 연구에선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5분 만에 99% 사멸됐다. 탄저균도 10분 정도면 사멸시킬 수 있었다. 생화학전 대비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램프 하나당 살균할 수 있는 공간의 면적은 7평, 교체주기는 3년 정도다. 가격이 150만~200만원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공기살균기보다는 전력 효율 등이 높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센병 등의 실험에서 사멸 효과가 입증되면 UN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구호물품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균주를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확대해 제품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