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릭스의 나노입자화 빌리루빈…사이언스 저널, 약제화 가능성 조명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가 빌리루빈 연구 주제를 다루면서, 개발 선두 주자로 한국 바이오벤처 빌릭스를 지목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언스는 지난 8일 빌리루빈 연구의 실패와 성공을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빌리루빈은 수명을 다한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성되는 일종의 대사성 폐기물로만 알려져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강력한 항산화와 면역조절 기능을 갖고 있으며, 질병 치료에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빌리루빈의 치료 효능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류머티즘을 치료하던 필립 헨치(Phillip Hench) 교수이다. 빌리루빈을 투여한 임상 결과를 1938년 영국 메디컬 학술지(The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헨치 교수는 임상에 실패했으나, 빌리루빈의 약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빌릭스는 빌리루빈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빌리루빈의 항산화와 면역조절 기능은 다양한 염증 및 대사 질환의 발병률과도 높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많은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며 "일반인 중에서도 유전적으로 빌리루빈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심장병, 염증성 장질환, 당뇨병, 암 등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빌리루빈의 신약 개발에 도전했지만, 아직 의약품 출시까지 성공하지 못한 배경으로 "물에 녹지 않은 성질과 짧은 반감기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이언스는 빌리루빈을 개발 중인 빌릭스 공동설립자 전상용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를 조명했다. 전 교수는 빌리루빈에 수용성 복합체를 접합시켜 세계 최초로 수용성 나노입자화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사이언스는 빌릭스가 개발한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늘어난 반감기, 물에 잘 녹는 친수성을 갖춘 점에 주목했다. 빌릭스의 빌리루빈이 높은 효력 및 낮은 독성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에 약제화 되기 위한 난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빌릭스는 올해 해외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김명립 빌릭스 대표는 “빌릭스가 개발한 빌리루빈 나노입자는 비임상 동물 실험해서 유효 농도보다 매우 높은 용량을 투여해도 심각한 독성이 나타나지 않은 약물”이라고 말했다.

빌릭스는 김 대표와 전 교수가 2018년 10월 공동 창업한 회사다. 시리즈A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220억원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