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특사경, 한전 과실 여부 조사…이재민은 곧 손해배상 소송 제기
강릉산불 국과수 감정 결과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 단선'
지난 4월 발생한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의 원인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의한 전선 단선'으로 밝혀졌다.

13일 강릉시에 따르면 강릉산불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강풍으로 인해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선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이 일으켰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산불 발생 당시 이뤄진 1차 조사 결과와 같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 등 사건 관련 자료를 강릉시 산림특별사법경찰에 넘기고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리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강릉시 특사경은 최근 한전 관계자를 상대로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며, 국과수 감정 결과에 더해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의 감식 결과를 토대로 한국전력공사 측의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한전 측은 전신주 하자로 인해 강풍에 전선이 끊어져 산불이 발생한 점이 인정된 2019년 고성산불과 달리 전신주와 10m가량 떨어져 있는 나무가 강풍에 부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린 강릉산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어서 혐의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릉산불 국과수 감정 결과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 단선'
강릉산불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와 별도로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비대위는 최근 법무법인을 선정해 소송에 참여할 이재민들을 모으고 있다.

민사소송 판결 선고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우선 20명 안팎의 소송인단을 꾸려 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인단을 추가로 모집해 한전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최양훈 비대위원장은 "과학수사 결과가 '전선 단선에 의한 산불'이라고 명백하게 나온 만큼 한전은 전신주 관리 소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이재민들에게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1일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379ha(산림 179ha)가 잿더미로 변하고 1명이 사망하는 등 인적 피해 27명, 재산 피해 잠정 398억4천600만원, 이재민 217가구 489명이라는 막대한 피해가 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