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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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6% 넘게 오르는 등 국내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형주 쏠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면 단기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강세에 증시 낙관론


13일 코스피지수는 0.33% 오른 2637.95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개월(5월12~6월13일) 사이 6.56%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2650.45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 반도체주 매수가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1개월 사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31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을 순매수한 금액만 4조4855억원으로 전체 순매수액을 뛰어넘는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내년 경기 개선으로 하반기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최근 1개월 동안 8.7% 상승하고,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월 이후 전날까지 20.6% 급등한 점 등이 낙관론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기업들의 이익 증가를 고려하면 하반기 증시 상승 동력은 충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자본조달 비용이 ‘레고랜드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코스피지수 적정 가치는 2900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반도체주 상승을 이끄는 것은 과거 메타버스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적으로 보이는 AI 반도체 수요"라며 "증시가 일시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일각선 "쏠림·경기둔화 경계"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로 쏠리고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7.22% 상승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3%씩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6.56%)보다 부진했다.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상론이 최근 다시 제기되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좋을 때의 쏠림은 소외주 순환매로 연결되지만 경기가 취약할 때의 쏠림은 결국 시장 전반의 약세 반전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할 수 있다"며 "다음 달까지 위험자산 가격 회복 속도가 한 차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4년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률은 각각 1.0%, 4.5%다. 올해 전망치인 1.7%, 5.2%보다 내년 성장률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 경기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경제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원래 경기 침체가 올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년으로 이연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