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하루인베스트, 감독 대상 아냐…사기 사건으로 봐야"
가상자산(암호화폐) 운용사 하루인베스트(Haru Invest)가 돌연 입출금을 막고 사무실을 폐쇄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운용사는 당국의 감독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번 건은 사기 사건으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13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블루밍비트와의 통화를 통해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 운용사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VASP 신고 수리가 완료된 사업자를 대상으로만 살펴볼 수 있어 하루인베스트를 확인하고 점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밟았다고 밝혔으나 VASP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루인베스트 사태는 사기 사건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며 "금감원 입장에서도 법적 규제의 미비로 인해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방법이 담긴 1단계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이 통과됐고 2단계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며 "하루 빨리 관련 법안이 제대로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루인베스트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업무를 지속하고 있으며 일부 기사에서 언급된 이른바 '러그 풀(rug pull·사업을 중단하고 잠적)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업무에 대한 진상 규명과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곧 추가 공지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블록체인 엑셀레이터 '블록크래프터스'가 설립한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 운용사로, 가상자산 예치를 통해 12% 이상의 이율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는 140여개국에서 8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루인베스트는 국내 VASP 신고를 수리하지 않아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영업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으나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국내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앞서 이날 오전 하루인베스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파트너사 중 한 곳에서 특정 문제를 발견했다며 "오늘 오전 9시 40분부터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기습 공지했다.

이후 파트너사가 누구인지,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았으며 한 매체를 통해 하루인베스트가 사무실을 폐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인베스트가 사업을 접고 잠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아울러 하루인베스트와 같이 가상자산 예치를 통해 이율을 제공하는 국내 업체들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델리오, 샌드뱅크 등의 업체들은 나란히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하루인베스트 사태와 선긋기에 나섰다.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는 사무실 폐쇄 논란에 대해 "입출금 중단을 통해 직원들의 신변에 위험에 있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사무실과 자산을 지키기 위해 폐쇄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상황은 확인하는대로 채널을 통해 얘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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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