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들이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을 음원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달 AI 기반 음악 생성 기술을 내놓은 데 이어 메타도 음악 생성 도구를 출시했다.

그림 넘어 음악까지 넘보는 생성 AI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이달 초 자체 AI 기술을 적용한 음악 생성 도구인 ‘뮤직젠’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일부 멜로디를 삽입하고 “드럼과 신시사이저를 넣어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곡으로 바꿔달라”고 입력하면 리듬감 넘치는 현대적 느낌의 교향곡이 2분 만에 탄생한다.

업계에선 메타의 행보를 구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AI 음악 생성 도구인 ‘뮤직LM’을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개발 논문을 공개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상용 서비스를 내놨다. 앱 형태의 서비스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사용자 모두 쓸 수 있다. 사용자의 요청에 맞게 음악의 스타일을 바꿔준다는 점은 뮤직젠과 동일하다.

후발 주자인 메타는 구글과의 비교 평가를 자처하고 있다. 뮤직젠을 공개하면서 구글의 뮤직LM과 음악 생성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12초 길이 음악을 생성할 수 있는 무료 버전도 내놨다.

메타 관계자는 “뮤직젠 개발을 위해 1만여 개의 곡과 39만여 개의 악기별 트랙 등을 AI에 학습시켰다”며 “AI가 학습한 음향의 연주시간만 2만 시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빅테크들이 음악 생성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수익 실현이 용이하다고 판단해서다. 시장분석업체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세계 음악 생성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2900만달러(약 2900억원)에서 10년 뒤인 2032년 26억6000만달러(약 3조3800억원)로 11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저작권 침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배경음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예측치다.

애플도 지난해 8월 AI로 음악을 생성하는 영국 스타트업인 AI뮤직을 인수하면서 음향 분야에서 AI 기술력을 확보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역시 2020년 AI 기반 음악 생성 기술인 ‘주크박스’를 확보하면서 음원 시장 진출의 여지를 남겨놨다. 국내에선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포자랩스가 AI로 음원을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