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에 콘텐츠 싣자 실적 대박…이크루즈, 올해도 흑자 이어간다
한강에서 유람선 사업을 펼치는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크루즈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던 기간에 체질 개선에 주력한 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광·레저업계에 따르면 이크루즈는 지난해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5월에도 누적 흑자를 냈다. 지난해의 경우 계속 월별 적자를 내다가 10월이 돼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 흑자를 낸 시점이 지난해보다 더 빨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흑자 규모가 커질 공산이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한강 크루즈 사업은 불꽃축제 등이 있는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이 더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이크루즈의 이런 호실적 배경엔 2021년 9월 취임한 40대 초반 박동진 대표(42·사진)의 열정적 회사 체질 개선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 대표는 한강 유람선 탑승객이 급감한 틈을 타 자체몰과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박 대표는 2013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이랜드파크에서 켄싱턴호텔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는 이때의 경험에 근거해 외부 예약플랫폼(OTA)을 통해 예약을 받으면 모객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수익성에는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패키지 상품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불꽃축제 기간에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세계불꽃축제 패키지’,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있는 ‘프랑제리’ 카페 이용권을 함께 제공하는 ‘프랑제리 패키지’ 등이 그런 사례다.

이외에도 OTA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5~15% 저렴한 가격에 탑승할 수 있는 상시 최저가 서비스도 펼쳤다. 이크루즈의 올해 1분기 온라인 매출 가운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매출은 90%에 달한다.

박 대표는 유람선뿐 아니라 이크루즈 여의도 선착장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공연장)로 바꿨다. 지난 4월에는 십센치 등 유명 가수를 초청해 무료 공연을 열었다. 당시 모인 관람객만 1만 명이 넘었다.

이크루즈는 유람선을 추가 도입해 흑자를 완전히 굳힌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하반기에는 250t, 50t급 유람선 두 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신규 유람선에서는 탑승객의 요구를 반영해 공연과 파티도 열 예정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