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없이 오직 맨손으로 만든 착시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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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
해외 첫 개인전 '알케미'
日서 '광고 천재'로 불리는 작가
석파정 서울미술관 230여점 전시
개막 전 티켓 1만 장 넘게 팔려
과일 잘라 '모자이크' 표현하고
꽃·흙으로 아이스크림 만들어
100% 수작업으로 특수효과 연출
해외 첫 개인전 '알케미'
日서 '광고 천재'로 불리는 작가
석파정 서울미술관 230여점 전시
개막 전 티켓 1만 장 넘게 팔려
과일 잘라 '모자이크' 표현하고
꽃·흙으로 아이스크림 만들어
100% 수작업으로 특수효과 연출

눈을 의심케 하는 사진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과와 바나나의 일부가 모자이크로 가려져 있는 듯한 작품은 자세히 보면 과일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조각낸 뒤 쌓아 올린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갈변한 조각들이 더욱 사실적인 모자이크를 만들어낸다.

100% 손으로 만든 ‘착시’

평범한 포스터가 화제의 중심에 선 건 등장인물 주변에 지직거리는 ‘글리치’ 효과를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100% 수작업으로 구현했기 때문. 일반적으로 글리치 효과는 CG로 만들지만 요시다는 CG 대신 손을 썼다. 검은색, 회색, 살구색 서류철을 하나씩 엇갈리게 쌓아 마치 특수효과 같은 연출을 완성했다.
요시다는 그 이유에 대해 지난달 말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CG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사람의 손길로 만든 작품에는 따뜻한 열정이 담긴다고 믿어요. 손끝으로 세세하게 만지고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손으로 하는 게 재밌잖아요!”
현실에서 찾은 판타지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전시 제목처럼 ‘연금술’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튤립을 구부려서 만든 옷핀, 드레스 옷자락으로 만든 미키마우스, 색색의 과일을 겹쳐 구현한 그라데이션…. 일상적인 사물이 지닌 속성을 자세히 탐구하고, 이를 아름답게 재해석한다.
‘순간의 정교함’이 생명인 작업이다 보니 전시작 대부분은 사진이다. 스튜디오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놓고 그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설치작품은 바나나가 흘러내리는 듯한 모형이다. 요시다는 “비록 사진이긴 하지만 휴대폰 화면을 통해 보는 것보다 더 크고 자세하게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9월 24일까지 열린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