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13일 오후 5시 19분

9개월 만에 공모가 회복한 더블유씨피
지난해 9월 상장한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가 9개월 만에 공모가를 회복하면서 증권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는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풀리자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본 반면 장기 보유를 택한 KB증권(사장 김성현·사진)은 수익 구간에 진입했다.

더블유씨피는 13일 1.97% 오른 6만672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19.17%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은 2조26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고 기대주이던 더블유씨피는 9월 상장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증시가 위축되자 공모가(6만원)를 한참 동안 밑돌았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가 확인되자 주가가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엔 상장 후 처음으로 공모가 6만원을 넘어섰다. KB증권과 함께 이 회사의 상장을 공동 주관한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매입한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물량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상장 당시 적자 기업이던 더블유씨피는 이익미실현 특례를 적용받아 주관사가 투자자에게 풋백옵션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63만여 주, 신한투자증권은 60만 주를 떠안았다. 각각 340억원, 325억원 규모다. 여기에 KB증권은 상장 전 지분투자로 사들인 25만 주도 보유하고 있다.

KB증권은 올초 더블유씨피 투자 손실 규모가 약 200억원까지 확대됐으나 회사의 펀더멘털을 믿고 주식 보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회사 안팎의 손절 압박을 이겨낸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며 “KB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에 도달할 때까지 주관사로서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