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인다.

2030 엑스포 개최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후보국 4차 프레젠테이션(PT)에 총력을 다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총출동해 힘을 보탠다.

尹 “부산의 차별화된 비전 보여줄 것”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179개 회원국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에서 이번 PT는 부산엑스포가 가진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내외는 오는 19~24일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20일 후보국 PT에 참석하고, 21일엔 우리가 주최하는 공식 리셉션에서 각국 대표단을 상대로 한 유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30 엑스포 유치를 희망하는 나라는 한국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등이 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라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차 PT를 위해 각국이 치열하게 발표 준비를 하는 상황이고, 대대적인 외교전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도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4차 PT는 179개국 BIE 대표단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뤄진다. 정부 관계자는 “5차 PT도 있지만, 이번 PT가 끝나면 각국이 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번 BIE 총회가 11월 최종 투표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수 싸이도 PT 연사 중 한 명으로 참여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은 소프트파워 강대국이 됐다”며 “K브랜드 파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고, 세계를 춤추게 만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 그룹 총수 외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도 BIE 총회장에서 유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당초에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사우디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지난해 9월 한국이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지지세를 늘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투표일까지는 모든 게 유동적”이라면서도 “지난 70년간 전쟁의 폐허에서 유일하게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나라로 변모했다는 성공스토리를 담고, 한국다움과 부산다움을 최대한 홍보하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엔 205명 경제사절단 동행

윤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중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동포간담회와 한·프랑스 미래혁신세대와의 대담, 디지털 비전포럼, 유럽지역 기업투자 신고식 등의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한·프랑스 미래혁신세대와의 대담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인 스테이션F에서 이뤄진다.

양국 청년세대 150여 명과 대화하는 일정이다. 파리 디지털 비전포럼은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리며, 윤 대통령은 프랑스 석학들과 글로벌 디지털 규범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22~24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보반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세안국가 양자 방문”이라며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아세안 내 핵심 협력 국가인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순방에는 4개 그룹 총수를 포함해 총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경제사절단 중 81%가 미래 성장이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이고, 업종도 다양해졌다”며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이 고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와 K푸드 페스티벌, 베트남 진출 기업인과의 오찬간담회,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