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집회·시위의 요건 및 불법 집회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참여토론을 하기로 했다. 최근 경찰의 야간집회 강제 해산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3일까지 ‘집회·시위 요건 및 제재 강화’를 주제로 3차 국민참여토론을 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참여토론은 대통령실 홈페이지 국민제안 코너를 통해 접수된 제안 중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검토한 과제에 대해 찬반 댓글 달기 방식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다. 대통령실은 지난 1~2월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 3~4월 KBS TV 수신료 징수 방식을 주제로 두 차례 국민참여토론을 했다.

대통령실은 발제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며 “그러나 최근 시민과 사회가 감내해야 하는 불편이 지나치게 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음 단속기준 강화 △출퇴근 시간 도로나 대중교통을 점거하는 방식 제한 △심야·새벽 시간 제한 △주거지역·학교·병원 인근 제한 등을 국민들이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제재 강화 찬성 의견으로는 “현행법은 집회의 자유에 치우쳐 건강권, 사생활의 평온 등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등을 제시했다. 현행 유지 또는 완화 의견으로는 “일부 위법·탈법적인 집회·시위는 법 집행, 시위문화 개선,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 등을 꼽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