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이자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욘 람(스페인)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LIV 골프 합병 소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람은 US오픈 개막을 이틀 앞둔 14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많은 선수가 배신당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PGA투어를 공식적으로 겨냥해 "이번(결정)에는 공감대가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PGA투어와 LIV 골프는 예고 없이 합병 소식을 발표했고, PGA투어를 대표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포함한 거의 모든 선수들도 이 사실을 발표 직전까지 알지 못했다. 람 역시 집에서 아이를 돌보다 뉴스를 통해 합병 소식을 들었다며 "선수들은 잠에서 깨어나 이런 충격적인 뉴스를 듣는다는게 힘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람과 상당수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를 비롯한 PGA투어 수뇌부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합병에 이르게 된 과정 뿐 아니라 투어가 어떻게 운영될 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우리는 (합병)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며 "선수들과 커미셔너, LIV 골프 등 많은 당사자의 입장이 다 다르고 설명도 다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IV 선수들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합병 공식 발표 10분 전에야 소식을 귀띔받았다며 "솔직히 나도 더 아는게 없다"며 "일이 진행되는 걸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다만 LIV 골프 간판 더스틴 존슨(미국)은 현재의 LIV 투어가 내년까지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존슨은 "세계 최고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 경기하기 바라지만 당분간은 나눠질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