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백만장자 약 1만3500명이 이민 등을 통해 빠져나가는 ‘차이나 엑소더스(탈중국)’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올해 백만장자 800명이 떠나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파트너스는 ‘2023년 부의 이동 보고서’를 펴내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을 제외하고 금융자산이 100만달러(약 12억7000만원) 이상인 백만장자들의 순유출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1만35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제 순유출(1만800명) 대비 25% 급증했다. 6500명으로 2위를 기록한 인도와 비교해도 2배로 압도적인 차이가 났다. 6위인 홍콩도 올해 백만장자 1000명이 떠나갈 것으로 관측됐다.

3위는 영국(3200명), 4위는 러시아(3000명) 순위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면서 8500명의 백만장자 순유출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폭을 줄였다.

올해 한국을 떠날 백만장자 수는 800명으로 전체 7위에 올랐다. 전년(400명)의 2배로 늘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100%로 공동 2위다. 일본을 떠날 백만장자 수는 전년(100명)의 3배인 300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백만장자들이 대거 자국을 빠져나가는 이유는 정치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후 소수의 번영은 옳지 않다는 ‘공동부유’를 외치자 중국에서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부유층들이 대탈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인들이 싱가포르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등 고강도 조치가 장기간 이어지며 부유층들의 해외 이전이 늘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월드웰스의 앤드류 아모일스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부의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부유층들이 유출되면 중국의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올해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순유입될 국가로는 호주가 꼽혔다. 전년(3800명) 대비 약 37% 늘어난 5200명이 호주로 순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낮은 인구 밀도, 높은 수준의 치안과 건강관리 시스템 등이 이유로 꼽힌다. 무엇보다 상속세가 없다.

아모일스는 “호주는 전통적으로 백만장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나라”라며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오는 백만장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영국 등 고소득 국가의 백만장자들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위는 아랍에미리트(4500명), 3위는 싱가포르(3200명)이 꼽혔다. 미국(2100명)과 스위스(1600명)도 백만장자 순유입이 많을 전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