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272조원)를 넘겼다. 1조 달러를 넘긴 건 반도체 기업 중 처음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격히 치솟았다는 관측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조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15.4달러(3.9%) 오른 410.22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처음 1조달러를 넘겼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사우디 아람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과 함께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 순으론 세계 6위에 등극했다.

앞서 지난 30일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419달러로 치솟으며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긴 바 있다. 하지만 소폭 하락하며 종가 401.11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다시 1조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뒤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인공지능(AI) 호황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엔비디아 매출은 110억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 전망치(71억 5000만달러)를 50%가량 웃돈 수치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챗 GPT 같은 생성형 AI를 개발하기 위해선 GPU가 필수다. 엔비디아는 세계 GPU 시장에서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사실상 독점이다. 올해 들어 AI 열풍이 이어지자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181%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자체 AI 개발에 나서는 IT기업이 나타나면서 엔비디아의 AI 칩을 두고 쟁탈전까지 벌어졌다. 실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들은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WSJ은 "엔비디아가 AI의 발전을 따라잡은 최초의 반도체 기업이다"라며 "인텔과 AMD, 그리고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는 구글과 아마존 등 후발주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 시가총액도 5000억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GPU 설계를 맡고 대량 생산은 주로 TSMC에 맡긴다. AI 열풍 덕에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32% 급등했다. 전날에도 전일 대비 3%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아시아 기업 중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