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한다.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이 미 본토 영공을 침입하면서 연기됐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4개월 만에 다시 성사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쿠바에 대미용 도청기지를 운영했다는 사실까지 공개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양국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16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자국을 방문한다고 공개했다.

방중 동안 블링컨 장관은 중국 고위 관료들을 만나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양측 소통라인을 유지할 필요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또 양국 사이의 문제와 세계 및 지역 문제에서의 협력, 초국가적 과제 등에 대해서도 다룰 계획이라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재발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의 일정을 끝낸 뒤 블링컨 장관은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 참석하고 영국 우크라이나와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이 공개되기 전 블링컨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화 통화를 했다. 미 국무부는 통화에서 블링컨 장관이 소통라인의 중요성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친 장관은 “연초 이후 중·미 관계가 새로운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는데 그 책임 소재는 명확한 것”이라며 대만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우려 사항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쿠바에서 도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은 “유언비어”라고 일축했지만 블링컨 장관이 지난 11일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확인했다.

워싱턴=정인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