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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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우리 정부는 'K컬처'를 활용해 관광매력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BTS콘서트 1회당 경제효과가 최대 1조2207억원에 달하는 등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 2027년까지 외국인 300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목표다.

높은 목표치와 달리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세운 외국인 관광객 수 3000만 명은 2019년 한국을 찾는외국인 수(1750만 명)에 비해 71.4% 많은 수치다.

반면 관광예산은 줄었다. 관광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관광예산은 1조2295억원으로, 2019년 관광예산(1조4092억원)보다 12.8% 줄었다.

K팝 팬들이 한국을 방문해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연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 K팝스타의 위상과 달리 국내에는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전무하다.

민·관에서 K팝 전문공연장을 지으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당장 올해 완공되는 시설은 없다. CJ라이브시티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고양시에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전용 공연장 'CJ라이브시티 아레나(실내 2만 석 규모)'를 짓고 있지만 원자재가격 및 금리 인상 여파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내년 개관을 목표로 서울 도봉구에 '서울 아레나'를 건립 중이다. 1만8400명을 수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을 목표로 하고 있긴 하지만 대형 K팝스타의 공연을 개최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규모와 K팝 인기를 고려하면 3~5개 도시에 5만 석 이상의 아레나가 있어야한다"며 "이러한 공연장이 생기면 K 팝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에서는 K 팝 공연을 1년 365일 개최할 수는 없는 만큼 공연에만 기대기보다는 K 콘텐츠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팝스타 IP를 활용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BTS 부산 콘서트 당시 해운대와 서울에서 연 BTS 관련 전시회는 방문객 수가 총 2만 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 모객 효과가 좋았다고 평가된다.

다만 연예인 IP를 활용해 관광상품을 만들 때 상표권 분쟁과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신규 상품 출시에 소극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상품 기획에 앞서 IP를 소유한 소속사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를 봐야 하는지 별도의 기준이 없다는 게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연예인 상표권을 활용해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있어 특별한 법률적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현재는 일종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