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급등-급락' 반복하던 엔비디아, 이번엔 다를까…월가 전망은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마켓PRO] '급등-급락' 반복하던 엔비디아, 이번엔 다를까…월가 전망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달러(약 1278조원)를 처음으로 넘겼다.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기업 중에선 일곱번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 대비 3.9% 오른 주당 410.22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시총이 1조1100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작년 말 챗GPT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올들어 180% 이상 올랐다. 월가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을 두고 각종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전에도 한동안 급등세를 이어가다 업황이나 기술 트렌드가 바뀌면서 급락한 적이 여러번 있다.

한동안 투자 붐을 일으켰던 암호화폐 시장이 2018년 말 고꾸라진 때가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 채굴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쓰인다. 암호화폐 투자자들간 GPU 사재기 현상이 벌어져 엔비디아 칩 수요가 급증했던 이유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서 GPU 수요가 급락하자 치솟았던 엔비디아 주가도 내렸다.
지난 5년간 엔비디아 주가 추이
지난 5년간 엔비디아 주가 추이
2021년 말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등의 여파로 기술주 랠리가 한동안 이어지다가 엔데믹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분야 주식에 눈을 돌린 때다. 코로나19 초반 수요 과잉이었던 칩 시장도 냉각세를 탔다. 2021년 엔비디아의 시총은 8350억달러를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엔 미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칩 수출 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한 해 주가 하락폭이 약 50%에 달했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엔 다르다’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이미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11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 7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전 분기 대비로는 53% 높다.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상승폭이다.

팩트셋의 시장전망(컨센서스) 추정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1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전년대비 매출 55%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3개 회계연도에 걸쳐 엔비디아가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본다. AI칩 수요가 각 분야에서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에 대해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 4분의 3이상이 엔비디아를 시총 1조달러 이상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WSJ는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는 단순히 외형 성장에 그치는 게 아니다”라며 “AI 관련 칩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이때문에 가격 책정력도 세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순 매출이 아니라 영업 이익률도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WSJ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조정 영업 이익률이 올해는 48%, 향후 3년간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간 평균 연간 이익률(39%)를 크게 웃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