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처럼 한마음…'감동의 연설'에 기립박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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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대정부질문
장애인 정책 주제로 질의 후 의원들 향해 연설
여야 막론하고 쏟아진 박수…"단연 최고였다"
장애인 정책 주제로 질의 후 의원들 향해 연설
여야 막론하고 쏟아진 박수…"단연 최고였다"
여야의 반복되는 정쟁으로 냉랭해진 국회가 14일 한 여당 의원의 연설로 오랜만에 온기를 되찾았다.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오늘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였다"는 극찬이 나왔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보좌진과 함께 분주하게 대정부질문을 준비했다. 준비를 마친 김 의원은 "저는 장애인 당사자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장애인 학대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과 실효성 있는 장애인 정책을 위한 예산 확대 그리고 장애인 정책의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주제로 대정부질문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먼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발언대로 불렀다. 발언대에 도착한 한 장관은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세심함도 보여줬다. 김 의원은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하면서 질문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에게 판결문 분석 결과, 2017년부터 3년간 장애인 학대 사건 피의자의 42%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사라져 학대 피해 장애인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학대 피해 장애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이 발달장애인인데, 발달장애인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보통 공익단체나 기관의 고발을 통해 수사가 시작되는데, 이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없어지는 바람에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하게 되면 학대 사실 자체가 영원히 미궁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장애인 학대 사건 수사·재판에서 장애인 피해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보조인 제도'가 사문화됐다고 지적하면서 한 장관을 향해 "장애인 인권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신 만큼, 장애인 학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담당하도록 하는 장애인 학대 특례법 제정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권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질의를 마쳤다.
이에 한 장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학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별도로 장애인을 관리하는 사법적 시스템 자체는 잘 정비된 면이 있다면서도 "장애인분들의 입장을 100%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모르는 부분이 많겠지만, 다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 의원님 같은 분께서 저희한테 많이 가르쳐주셨으면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질의를 마친 김 의원의 마지막 연설은 많은 의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의원석을 향해 몸을 돌린 김 의원은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환경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코이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작은 어항에서는 10cm를 넘지 못하지만 수족관에서는 30cm, 강물에서는 1m 넘게 자라나는 그런 물고기"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며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균등 속에서 재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강물이 돼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 또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을 대변해 모든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진정한 여러분의 힘 곧 국민의힘 김예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답변해주신 국무위원 여러분 감사드리고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마쳤다.
이후 의원석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기립박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참석한 한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울림이 있는 명연설이었다"고 호평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단연 오늘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였다"며 "장애인 복지의 향상을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하며 김 의원에게 뜨거운 격려의 갈채를 보낸다"고 적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날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보좌진과 함께 분주하게 대정부질문을 준비했다. 준비를 마친 김 의원은 "저는 장애인 당사자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장애인 학대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과 실효성 있는 장애인 정책을 위한 예산 확대 그리고 장애인 정책의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주제로 대정부질문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먼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발언대로 불렀다. 발언대에 도착한 한 장관은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세심함도 보여줬다. 김 의원은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하면서 질문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에게 판결문 분석 결과, 2017년부터 3년간 장애인 학대 사건 피의자의 42%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사라져 학대 피해 장애인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학대 피해 장애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이 발달장애인인데, 발달장애인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보통 공익단체나 기관의 고발을 통해 수사가 시작되는데, 이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없어지는 바람에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하게 되면 학대 사실 자체가 영원히 미궁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장애인 학대 사건 수사·재판에서 장애인 피해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보조인 제도'가 사문화됐다고 지적하면서 한 장관을 향해 "장애인 인권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신 만큼, 장애인 학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담당하도록 하는 장애인 학대 특례법 제정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권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질의를 마쳤다.
이에 한 장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학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별도로 장애인을 관리하는 사법적 시스템 자체는 잘 정비된 면이 있다면서도 "장애인분들의 입장을 100%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모르는 부분이 많겠지만, 다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 의원님 같은 분께서 저희한테 많이 가르쳐주셨으면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질의를 마친 김 의원의 마지막 연설은 많은 의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의원석을 향해 몸을 돌린 김 의원은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환경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코이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작은 어항에서는 10cm를 넘지 못하지만 수족관에서는 30cm, 강물에서는 1m 넘게 자라나는 그런 물고기"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며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균등 속에서 재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강물이 돼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 또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을 대변해 모든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진정한 여러분의 힘 곧 국민의힘 김예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답변해주신 국무위원 여러분 감사드리고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마쳤다.
이후 의원석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기립박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참석한 한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울림이 있는 명연설이었다"고 호평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단연 오늘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였다"며 "장애인 복지의 향상을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하며 김 의원에게 뜨거운 격려의 갈채를 보낸다"고 적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