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기동대 투입 요청도…유족 측 비상계단서 항의
용산구, 구청장실 출입문 봉쇄해 이태원 유족 막아(종합)
용산구청이 박희영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를 막기 위해 구청장실로 이어지는 출입문을 모두 봉쇄했다.

유가족 측은 구청장실이 있는 구청사 9층 출입이 통제되자 8층과 9층 사이 비상계단에서 출입문을 열어달라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박희영은 사퇴하라", "박희영을 재구속해라"라고 외치며 오열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유가족, 시민단체, 유튜버 등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14일부터는 원활한 공무수행을 위해 부득이하게 9층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또 용산경찰서에 기동대 투입을 유선과 공문으로 요청했다.

구 관계자는 "용산서 경비과로 '청사 시설물 보호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며 "시위로 유가족 안전 우려, 공무집행 방해, 내방민원 불편이 초래돼 경찰 지원을 유선으로(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는 8일 유가족, 시민단체, 유튜버 등 20명 가량이 청사 9층 유리문 상단과 보안문, 출입통제기를 파손했으며 13일에는 유가족 3명이 9층 보안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보안문을 부수려고 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구청 내 경비요원이 20명가량 배치된 상황이라 기동대를 따로 출동시키진 않았다고 밝혔다.

7일 보석으로 석방된 박 구청장은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께 유가족 등을 피해 '기습 출근'했으며 9, 12일에는 연차휴가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13일 오후 다시 출근해 업무에 복귀했다.

구는 13일 낸 보도자료에서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해 만나겠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유가족 측과의 만남을 공식적으로 협의하지는 않았다"면서 "유가족 대표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14일 출근 전 새벽기도를 위해 찾은 교회에서 만난 한 매체 기자가 유가족 측의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선출직이라 여러 가지를 반영해 (판단)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