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개전 초반이던 작년 3월 양국 협상내용 회고
"이스탄불서 가조인, 이후 우크라가 거부"…크렘린궁은 부인
벨라루스 대통령 "크림반도 '우크라 장기임대' 합의됐었다" 주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협상에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장기 임대하기로 합의했었다고 벨라루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현지 주민투표 결과를 내세워 병합을 선언한 뒤 국제법 위반이라는 국제사회의 전반적 평가 속에도 지금까지 무력으로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RBC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크림 장기 임대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문제 등에 합의하고 관련 협정에 가조인까지 했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게 가조인된 협정안을 보여줘 직접 봤었다면서 "좋은 안이었고 양국 외무부가 가조인까지했으며 이후 양국 정상이 결정해서 서명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미 (합의가) 불가능하다.

이 지역들은 이미 헌법상 러시아 영토"라고 부연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는 물론이고 지난해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 지역도 역시 주민투표로 러시아에 귀속된 만큼 이들 영토의 우크라이나 반환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주장이었다.

푸틴 대통령도 전날 자국 언론매체 전쟁 담당 기자, 군사 블로거 및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해 이스탄불 협상에서 평화협정안에 가조인했었지만 나중에 그것을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협정안의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크림 장기 임대 관련 발언을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실제로 그러한 가능성이 논의됐는가'란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

크림은 러시아의 뗄 수 없는 일부분이며 러시아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중재로 여러 차례 대면 및 화상 평화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개전 후 1달여 만인 지난해 3월 29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협상에선 휴전,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의 합의를 담은 평화안이 타결 직전까지 갔었다.

하지만 곧이어 4월 초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 민간인 학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양측의 대화가 중단됐고, 결국 평화 협상도 무산되고 말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