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하루인베스트…'연 12% 수익'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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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예치하면 최대 12% 이자 수익 제공
"법정화폐 가치보다 코인 수 늘리는데 집중"
금융당국 등록 대상 아냐…고객 안전 장치 부재
"가상자산 운용사도 재무상태 공개 의무화해야"
"법정화폐 가치보다 코인 수 늘리는데 집중"
금융당국 등록 대상 아냐…고객 안전 장치 부재
"가상자산 운용사도 재무상태 공개 의무화해야"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서비스 운영사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을 돌연 중단하고 사무실을 폐쇄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하루인베스트는 해당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도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곳이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최대 12% 연이율(APY)로 이자를 줬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는 원리에 대한 의구심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으며 연 12%라는 수익률은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 하루인베스트는 자사의 수익률 계산 방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 질의응답(FAQ)에서 수익률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법정화폐의 가치보다는 가상자산의 절대적인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코인의 갯수만 늘어나면 '수익'이라는 말이다.
이들이 보장하는 수익이 단지 '코인에 코인을 얹어준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법정화폐를 기준으로 한 평가금액을 수익률에 반영하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다.
이같은 셈법의 근거로는 '믿음'을 들었다. 하루인베스트는 "우리는 가상자산을 굳게 믿는다"며 "2018년부터 자산으로서 가상자산의 가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전략은 상승장 뿐만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로 더 많은 가상자산을 창출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수익 전략은 주로 저위험 고빈도 차익거래다. 하루인베스트는 "주로 △시장 중립 거래, △차익 거래, △마켓 메이킹 △ 캘린더 스프레드 거래 등 시장 비효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위험 회피 전략을 이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같은 수익 전략을 두고 퀀트 트레이딩 기업 관계자 A씨는 "해당 전략들로 12%의 수익을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매년 12% 이상을 보장하는 운영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군을 막론하고, 주식에서 나오지 않는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안전하다면 모든 자금이 이쪽으로 몰렸어야 정상이지 않겠냐"며 "하루인베스트 고객들은 예치 상품을 최소한 '중위험' 혹은 '고위험'으로 인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 중단의 원인이 '파트너사의 결함' 때문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근본적인 재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하루인베스트는 이용 약관에서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해 "모든 예금은 투자 관리로 인해 잠재적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락업 투자를 시작한 2019년부터 시장 변동성 속에서 약속된 수익을 제공하는 데 항상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기존 자산운용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진다. 금융투자업자가 투자목적에 비추어 과도한 위험을 초래하는 거래를 한다면 고객 보호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 운용사'로,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 등록조차 돼 있지 않다. 즉 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어 투자자들을 위한 별도의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자산운용사는 정기적으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공개한다. 하지만 하루인베스트는 경영 현황을 모두 미공개에 부쳤다. 투자자들에게 2주에 한 번 '퍼포먼스 노트'를 전달하기는 했지만 해당 노트에 적힌 내용은 '수익률'이 전부였다.
하루인베스트 사태가 델리오 등 다른 가상자산 운용사까지 번지자, 가상자산 운용사의 재무상태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돼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매분기 혹은 연간 재무제표에 보유 중인 고객 자산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더불어 작년 FTX 파산 이후 거래소의 구조적 투명성이 화두에 오르자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서 '준비금 증명' 공개 바람이 일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B씨는 "가상자산으로 만들어진 재무상태 기준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법이 모호하고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그간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재무 상태 공개를 쉬쉬해왔다"며 "운용사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록 및 재무상태 공시를 의무화해 금융당국의 감독·관리 하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
하루인베스트는 해당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도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곳이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최대 12% 연이율(APY)로 이자를 줬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는 원리에 대한 의구심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으며 연 12%라는 수익률은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 하루인베스트는 자사의 수익률 계산 방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 질의응답(FAQ)에서 수익률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법정화폐의 가치보다는 가상자산의 절대적인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코인의 갯수만 늘어나면 '수익'이라는 말이다.
이들이 보장하는 수익이 단지 '코인에 코인을 얹어준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법정화폐를 기준으로 한 평가금액을 수익률에 반영하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다.
이같은 셈법의 근거로는 '믿음'을 들었다. 하루인베스트는 "우리는 가상자산을 굳게 믿는다"며 "2018년부터 자산으로서 가상자산의 가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전략은 상승장 뿐만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로 더 많은 가상자산을 창출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수익 전략은 주로 저위험 고빈도 차익거래다. 하루인베스트는 "주로 △시장 중립 거래, △차익 거래, △마켓 메이킹 △ 캘린더 스프레드 거래 등 시장 비효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위험 회피 전략을 이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같은 수익 전략을 두고 퀀트 트레이딩 기업 관계자 A씨는 "해당 전략들로 12%의 수익을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매년 12% 이상을 보장하는 운영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군을 막론하고, 주식에서 나오지 않는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안전하다면 모든 자금이 이쪽으로 몰렸어야 정상이지 않겠냐"며 "하루인베스트 고객들은 예치 상품을 최소한 '중위험' 혹은 '고위험'으로 인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 중단의 원인이 '파트너사의 결함' 때문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근본적인 재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가상자산 운용사가 손실 나면 누구 책임?
자산운용사는 기본적으로 남의 돈으로 투자한다. 펀드는 계속해서 자산의 가치가 변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운용사'인 하루인베스트는 고객 자산으로 손실을 봐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하루인베스트는 이용 약관에서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해 "모든 예금은 투자 관리로 인해 잠재적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락업 투자를 시작한 2019년부터 시장 변동성 속에서 약속된 수익을 제공하는 데 항상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기존 자산운용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진다. 금융투자업자가 투자목적에 비추어 과도한 위험을 초래하는 거래를 한다면 고객 보호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 운용사'로,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 등록조차 돼 있지 않다. 즉 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어 투자자들을 위한 별도의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자산운용사는 정기적으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공개한다. 하지만 하루인베스트는 경영 현황을 모두 미공개에 부쳤다. 투자자들에게 2주에 한 번 '퍼포먼스 노트'를 전달하기는 했지만 해당 노트에 적힌 내용은 '수익률'이 전부였다.
하루인베스트 사태가 델리오 등 다른 가상자산 운용사까지 번지자, 가상자산 운용사의 재무상태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돼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매분기 혹은 연간 재무제표에 보유 중인 고객 자산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더불어 작년 FTX 파산 이후 거래소의 구조적 투명성이 화두에 오르자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서 '준비금 증명' 공개 바람이 일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B씨는 "가상자산으로 만들어진 재무상태 기준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법이 모호하고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그간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재무 상태 공개를 쉬쉬해왔다"며 "운용사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록 및 재무상태 공시를 의무화해 금융당국의 감독·관리 하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