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종 집값이 전국 어느 곳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집값이 급락한 이후 지역 실수요자들이 몰렸고 실수요가 몰리기 시작하자 투자 수요도 가세했다는 설명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전월보다 1.05% 상승했다. 세종은 전월에도 0.72% 상승해 2달 연속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집값이 반등한 곳은 수도권에선 서울(0.01%)과 인천(0.04%)이 있고 지방에선 세종이 유일하다.

세종 집값은 행정수도 이전 등 논의가 나오면서 2020년 44.93% 올라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집값이 너무 급하게 오른 탓인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맞물리면서 집값이 급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에 있는 '새뜸마을4단지(캐슬파밀리에)' 전용 84㎡는 2022년 2월 8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엔 5억8500만원에 팔리면서 전고점보다 3억1000만원이 급락했다. 같은 동 '새뜸마을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도 2021년 8월 11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올해 초 7억2500만원에 거래되면서 고점 대비 4억6500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가격을 일부 회복했다. '새뜸마을4단지(캐슬파밀리에)' 전용 84㎡는 지난 2일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초 기록한 저점보다 6500만원 상승했고 '새뜸마을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돼 연초보다 1억2500만원 뛰었다.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사진=한국부동산원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사진=한국부동산원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바닥'이라고 판단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세종시 새롬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세종 집값이 더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샀다"고 설명했다.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세종시 전셋값도 상승 중이다. 5월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0.24% 올랐다. 전월(0.28%)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2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고운동에 있는 '가락마을20단지(호반베르디움5차)' 전용 84㎡는 지난 3일 2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3월엔 신규 계약이 1억4000만원에도 이뤄졌던 면적대인데 불과 3개월 만에 6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나성동 '나릿재마을1단지' 전용 84㎡도 지난 10일 2억8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어 지난해 11월 기록한 1억7000만원보다는 1억원 넘게 전셋값이 올랐다.

고운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나와 있던 급전세 물건이 소진되면서 급매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물건들만 남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세종시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집값이 오른 것은 맞지만 호가가 오르자 관심 있던 수요자들도 주춤한 상황"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한 만큼 당분간은 반등 추세가 이어지긴 어렵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